
[30일 안중근 직계 증손자 안도용 씨, 안중근 외손녀 황은주 씨가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미국에서 온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87)씨는 “유해 없이 추모식을 한다는 것도 안타깝다"면서 "외할아버지의 유해를 순국 105년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평생 한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30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안중근 의사 특별전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황씨의 마음은 더욱 저린듯 했다.
어렸을적 외할머니(안의사 부인)손에서 자랐다는 황 씨는 "유해가 어딨는지 일본에서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 하얼빈에 묻힌 것만 알려졌지 아무것도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유해를 한국에 묻어달라고 했는데 한국 정부가 유해 반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운함을 보이기도했다.
안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중국 하얼빈의 뤼순형무소에서 순국했지만 이후 유해를 찾지 못해 현재 용산구 효창공원에는 안 의사의 가묘가 조성돼 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안중근 의사 증손자 안도영씨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여전히 증조할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해주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비록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혼과 정신은 마음속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친은 특히 안 의사의 후손으로서 명예와 자주성을 중히 여겼다”며 “증조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오늘 같은 전시를 열어줘 고맙다”고 전했다.
황 여사는 안 의사의 막내딸인 안현생 씨의 2녀 중 장녀고, 안씨는 안 의사의 둘째 아들인 안준생(1907~1952)의 손자다. 안준생은 1남2녀를 두었고 장남인 웅호(1932~2013) 씨는 어머니인 정옥자 씨와 1950년대 미국으로 도미해 아들 도용 씨와 2녀를 낳았다. 황 여사도 여동생 황은실 여사와 더불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31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과 공동주최한다. 안중근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 30일 개막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관계자의 설명으로 취재 기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하얼빈 역에 울린 총성’ 코너에서는 애국계몽운동에서 의거에 이르기까지 국권회복을 위해 노력한 안중근 삶의 여정을 돌아본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 사실을 묻는 전보’, 의거 다음 날 발행된 ‘경성일보 호외’, 의병활동 과정에서 ‘빌렘 신부에게 보낸 엽서’ 등이 실물 자료로 전시된다. 안중근이 말한 일본의 침략상과 관련해 당시 정세를 보여주는 유물도 선보인다.
‘뤼순에 울린 외침’ 코너는 안중근이 재판정에서 밝힌 의거의 진정한 목적과 동양 평화에 대한 염원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필사본으로 전해지는 ‘동양평화론’과 더불어 안중근의 마음을 새긴 친필 유묵 1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낸 유묵 ‘박학어문약지이례(博學於文約之以禮)’(보물 제569-13호)와 ‘경천(敬天)’ ‘임적선진위장의무(臨敵先進爲將義務)’(보물 제569-26호), ‘욕보동양선개정략시과실기추회하급(欲保東洋先改政略時過失機追悔何及)’(보물 제569-21호) 등이 나온다. 전시는 6월7일까지 박물관 1층에서 열린다. 02-3703-9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