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가 45주년 기념전으로 25일부터 연 '한국 추상회화'(Korean Abstract Painting)전은 조용하면서도 화려한 면모를 자랑한다.
미술시장 대세로 떠오른 단색화는 모두 집결됐다. 100호~500호 크기의 작품들은 '왜 단색화가 떴는지를' 소리없이 전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현대미술, 특히 추상화의 흐름을 주도해온 대가 18명의 주옥같은 명품들을 모두 만나볼수 있다. 웬만한 미술관에서도 할수 없는 전시라는 평가다.
인사동에서 사간동으로 이전한 갤러리현대는 1972년 남관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추상작가들의 무대가 이곳에서 펼쳐졌다. 박서보 권영우 곽인식 류경재 정창섭 이성자 유영국 김창열의 개인전이 열렸고 2007년엔 스위스 갤러리 바이엘러와 함께 정상화 김창열 김환기 이우환 존배 백남준 박서보 신성희 서세옥등의 그룹전을 열며 국내외로 한국 추상을 알렸다.
한국 추상미술을 주도해온 추상작가 18인의 60~70년대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전시된 '갤러리현대 45주년 기념전'은 갤러리현대(신관)와, 현대화랑(구관) 두곳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국내미술시장 블루칩인 김환기 유영국 김창열 이우환을 비롯해 문자추상의 대가인 남관, 고암 이응노, 프랑스에서 활동한 큐비즘과 미래주의 한묵, 추상인상주의 이성자, 모노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곽인식, 전통 동양화의 지필묵을 추상의 세계로 넓힌 서세옥등 추상 1세대 작가들의 작품 60여점이 전시됐다.
45년간의 세월은 '절대 신용'을 자랑한다. '수배'하기 어렵다는 대가들의 작품 80%는 컬렉터에게 빌려왔고, 나머지는 작가들이 내줬다. 현대화랑은 박명자회장이 스물일곱이던 1970년 4월 4일 오후 4시 인사동에 창립한 후 오늘에 이른다. "상업화랑으로서는 촤초로 한국의 현대미술을 알리고 선도하겠다는 일념"으로 본격적인 화랑의 체제를 갖춘 현대적인 화랑이었다.
작가와 화랑, 열정과 신의가 상생한 이 전시는 '명품의 품격'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이 모인 이 전시는 그림에 문외한이라도 보는 순간 전율과 감동을 느낄수 있다. 좋은 작품은 말을 안해도 안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에는 그림외에 아무것도 붙이지 않았다. 작품 명제를 단 작은 이름표도 없다. 전시는 4월22일까지.(02)2287-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