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 리콴유(李光耀·91) 전 초대 총리가 타계한지 사흘째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 전 총리의 시신이 국회 의사당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9시 대형 유리관에 담긴 리콴유 전 총리의 관은 육군, 공군, 해군, 경찰 8명에 의해 예포가 달린 운구차에 실려 이스타나 대통령궁 내 총리 관저에서 2km 떨어진 국회 의사당으로 옮겨졌다.
이스타나 대통령궁 밖 추모소에는 중국계, 말레이계뿐 아니라 뉴질랜드 등 백인까지 총 2만1000여 명이 가져다 놓은 카드와 꽃이 쌓여 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이곳을 찾은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은 조문객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파파’(싱가포르에서 리콴유를 부르는 애칭)를 애도하는 마음은 나이를 불문하고 하나였다. 웡 시 민(17·학생)은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 했다. 그는 “리콴유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지만 역사수업을 통해서 그에 대해 알게됐다”며 “그는 내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콴유 없는 우리의 삶은 평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리콴유 전 총리를 향한 애도는 온라인에서도 계속됐다.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은 추모의 의미로 프로필 사진을 리콴유 얼굴이 들어간 검은 리본으로 바꿨다. 리콴유의 아들 리센룽 총리의 페이스북에는 “내 아버지를 잃은 느낌이다”, “리콴유는 부강한 싱가포르를 만든 주역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싱가포르에 산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준 사람”, “리콴유는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 등 추모글이 쇄도했다.
국회와 주요 관공서는 조기(弔旗)를 내걸었다. TV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리 전 총리를 애도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예정됐던 오락 행사들은 연달아 취소됐다. 앞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한 23일 오전 성명을 통해 “23일 월요일부터 29일 일요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다”고 선언했다.
리 전 총리의 시신은 애도 마지막날인 29일 오후 2시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국장을 치른 뒤 화장(火葬)될 예정이다. 그는 생전에 "내가 죽거든 화장해 아내의 뼛가루와 합쳐달라“고 자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