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23일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타계하자, 중국언론들은 고인의 중국과의 깊은 인연을 보도하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 전 총리 조부의 원적지는 중국 광둥(廣東)성이다. 화교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출생부터 중국과 깊은 인연을 맺은 셈이다. 고인은 중국차를 즐겨 마시고 4자 성어 외우기를 좋아했을 정도로 중국 문화에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고 한다. 고인은 어렸을 적 영어 교육을 받았음에도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생전에 중국을 총 33차례나 방문한 고인은 마오쩌둥(毛澤東)부터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주석에 이르기까지 제1~5세대 중국 최고지도자를 모두 만난 세계에서 매우 드문 외국 지도자다.
고인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존경심을 표현했던 지도자이기도 했다. 고인은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 신분이던 2011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적이 있다. 펑파이(澎湃)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과거 "리콴유 선생은 우리가 존경하는 어른"이라면서 "중국과 싱가포르 관계의 발전을 부단히 추진해 온 그분에게 마음 한가득 존경의 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그가 양국관계에 대한 중요한 공헌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리 전 총리도 시 주석에 대해 "그는 시야가 넓고 문제를 대할 때 핵심을 깊이 찌르지만 재능과 식견을 전혀 자랑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남에게 주는 인상은 매우 장중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리 전 총리는 그가 어린 시절 하방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지만 한 번도 불평이나 원망을 하지 않았다면서 시 주석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급'의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생전 중국과 싱가포르의 관계 발전을 이끌어 양국관계의 창시자라는 평가도 받았으며 2005년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과 이처럼 깊은 인연을 맺었던 리 전 총리의 타계 소식과 그의 생애 등을 매우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