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는 미국 공립대학 순위 10위 안에 항상 들어가는 버지니아대학(UVA, University of Virginia)이 있다.
그런데 지난 18일 새벽에 발생한 한 사건으로 대학은 물론 도시 전체가 분노에 빠졌다.
버지니아 주정부 산하 주류단속국 요원이 대학 근처 술집에서 위조신분증을 갖고 술을 마시던 한 학생을 체포했다.
그런데 문제는 체포 과정에서 불거졌다. 단속 요원들에게 붙잡혀 바닥에 엎어져 있던 이 흑인학생의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옆에 있던 누군가가 이 모습을 촬용해 인터넷 SNS에 올렸고 이것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게 된 것이다.
급기야 버지니아대학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나서 과잉진압에 대해 맹비난하며 분노했고,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는 급히 특별 수사를 지시했지만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흑인학생 마티스 존슨 몸 위에서 누르고 있던 요원과 주변에 있던 경찰이 바로 백인이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몇가지 있다. 체포 당시 상황이 어땠지는 수사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일단 주류단속국 요원에게 체포권이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체포권은 경찰에게 있는 것이지 주류단속을 하는 요원에게는 누군가를 체포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흑인학생 체포과정에서 백인 단속요원이 과잉대처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마티스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체포요원을 가리켜 '인존차별주의자(racist)'라고 고함을 지른다.
백인 요원이 흑인인 자신을 인종차별적으로 과잉진압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모든 정황은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고 경찰의 발표가 있어야 알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봐서는 오해의 소지가 많은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동안 백인 경찰이 흑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행태가 수도없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백인 단속요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백인경찰이나 백인 단속요원 입장에서도 억울한 점이 없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백인경찰에 의한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어떤 이들은 '앞으로는 백인이 흑인을 체포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흑인경찰이 백인을 과잉진압했다는 뉴스는 본 적이 없다. 어찌보면 노예로 미국에 팔려왔던 흑인의 후손 입장에서 백인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이 이런 일로 더 불거지고, 상대적으로 가해자 입장이었던 백인들은 조용히 넘어가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흑인들이 백인 경찰에게 인권유린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는 것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만은 틀림없다.
그래서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는 제복에 부착하는 카메라를 작동시키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고 있지만 예산 등 문제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모쪼록 백인 경찰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을 없애고, 또 흑인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절실하다.
또한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믿는 흑인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이들의 불안감을 없애줄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