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작사가 김이나의 책 '김이나의 작사법'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10년지기 친구이자 가수 프라임(정준형)도 함께 했다.
김이나는 "'김이나의 작사법'은 작사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실용적일 수 있는 책"이라며 "예전부터 책을 써야지 생각했었는데 노하우가 많이 쌓였을 때, 한창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의 모든 노하우, 내가 생각하는 작사와 어떤 곡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든 걸 담았다"고 덧붙였다.
책을 출간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꽤 많은 분이 회사를 통해서 편지를 보내고 SNS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작사가가 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해왔다. 작사가가 되는 '법'은 없다. 나의 경우에는 어릴 적부터 가수를 좋아하는 것보다 작곡가를 좋아했다. 그래서 음악 쪽 일을 하고 싶어서 음반 프로덕션에서 일했다. 꾸준히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다가 작사가가 됐다"며 "작사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내 경험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냈다"고 답했다.
'김이나의 작사법', 감성적인 제목도 고려했었다는 김이나는 무미건조하면서도 돌직구적인 책 제목에 대해 "이 책은 작사의 정석이라기보다 내가 아는, 나의 스킬을 담은 책이다보니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됐다"고 전했다.
"작사는 글짓기나 시를 창작하는 것이라기보다 음악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적인 이야기, 마음 속의 내 이야기는 철저히 배재하는 편"이라는 김이나는 책을 펼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운 부분으로 '나의 트라우마도 노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소제목을 꼽았다.
그녀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노래에 어울리는 가수의 곡 내용을 적어야 하는데 나의 이야기를 담았던 적이 있다. 에일리의 '저녁 하늘'이다. 나는 어릴 적 저녁 노을이 지는 하늘이 무서워서 그 시간에는 밖에 나가질 않았다"며 "마치 그 시간은 이별의 시간같았고 나의 아픈 기억 중 하나였다. 트라우마였다. 그런데 '저녁 하늘'을 작사하면서 그 트라우마를 깨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책 내용 중 일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내 이야기를 담은 곡임에도 사람들이 많이 공감했고 그런 걸 보면서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노랫말에 비해 요즘 나오는 노래 가사는 문학적이지 않다는 평을 많이 받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은 김이나는 "아까도 강조했듯이 노래 가사는 시나 하나의 작품이 아니다. 곡이 있고 그 다음에 가사가 존재한다. 때문에 가사도 트렌드를 따라가고 리듬을 살리는 가사를 써야하기 때문에 실용음악 작사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음악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김윤아, 타블로, 이적 씨 이런 분들은 곡과 가사 둘 다 컨트롤 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다보니까 문학적인 가사도 만들어낼 수 있고, 특히 발라드 가사에는 서정적인 가사가 많다. 하지만 댄스곡에는 댄스곡에 맞는 가사가 있으므로 '가사가 왜 이래?'라고 하기 보다 먼저 곡의 태생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가수들과 일적으로만 주로 만난다"던 김이나는 "아이유와 가인과는 친하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가사를 받고 항상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한다. '이모, 정말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 거예요?' '이모의 경험이에요?' 등 질문을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유도 가사를 직접 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면서 연락을 자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최근 작업한 것이 가인의 '하와' 앨범 중 수록곡 '파라다이스 로스트'와 '애플'이라고 밝힌 김이나는 "가인은 강해보이고 싶어하는 친구다"라며 "한 번은 무대에서 가인이 다리를 다쳐서 피를 흘린 적도 있는데 그 때에도 가인은 '괜찮다'고 하면서 괜찮은 척을 하더라"고 '고슴도치'에 빗대기도 했다.
가수들에게 존경받고 스스로 음악을 사랑하는 김이나 작사가는 2010년 멜론 뮤직어워드 송라이터상, 2012~2014년 가온차트 K-POP 어워드 3년 연속 올해의 작사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 중 저작권료 수입 1위에 올라 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