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마트 할인행사…소비자들 "기쁠 수만은 없다"

2015-03-19 00:00
  • 글자크기 설정

유통업계, 고객 무반응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우려도

[국내 대형마트 3사간의 가격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 서울지역 한 매장에 홈플러스 전단보다 더싸게 판다는 알림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네이버 블러그]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의 가격 인하 마케팅이 전쟁을 방불케할 정도다.

소비자 입장에선 할인 품목이 늘어나고 기존보다 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왠지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기존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진데다 그동안 대형마트에 속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 가격 할인전은 홈플러스의 선전포고에서 시작됐다.

취임 후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친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은 최근 올해를 고객과 사회를 위한 변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가격 △품질 △매장 △서비스에 대한 4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로 자사 마진을 줄여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500개 신선식품 가격을 연중 상시로 10~3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발표 이틀 후인 12일 일부 품목의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이에 이마트도 해당 제품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서 맞불작전을 펼쳤고 홈플러스는 다시 추가 인하하는 첩보전을 펼쳤다.

하지만 막상 이날 홈플러스가 가격을 내린 제품에 대한 비판은 여전했다. 홈플러스가 매년 창립기념달에 벌여왔던 가격 할인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경우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단행사 품목인 ‘한우 1등급 등심(100g·냉장)’은 홈플러스와 동일한 4320원이고, 일부 품목은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된 제품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딸기(100g)는 홈플러스가 714원에 판매됐지만 하나로마트에선 690원(수원)으로 24원이 저렴했다. 사과(1개 오리역점)도 1500원이었지만 하나로마트에선 1225원(성남)으로 275원이나 쌋다. 참외(100g) 147원, 양파(100g) 72원, 삼겹살(100g) 30원, 파프리카(1개) 20원 등이 하나로마트에서 더 싸게 판매됐다.

10원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차이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마트는 오는 26일부터 창립 17주년 기념 할인 행사를 벌인다. 롯데마트 측은 연중 가장 큰 이번 행사를 통해 4주간 총 4000여 개 품목에 할인을 적용해 홈플러스의 가격 정책에 찬물을 붓겠다는 각오다. 결국 마트 간 할인전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할인은 이미 업계에서 주간, 월간 단위로 정례화된 것으로 이번 홈플러스의 가격 할인은 큰 의미가 없지만 경쟁 관계에서 그냥 보고 지나칠 수만 없는 상황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진짜 할인을 해도 이를 믿지 않거나 상품 판매가에 불심감이 높아지고 만성화되는 등 악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