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현석 교수팀은 17일 양자얽힘 상태의 광자를 하나씩 순간이동 할 때 성공률이 50% 이하가 되는 문제를 한꺼번에 얽혀 있는 많은 광자를 묶어서 순간이동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3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더는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를 가진 빛의 알갱이인 광자는 두 광자가 양자역학적으로 상관관계가 맺어지는 얽힘상태가 되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한쪽 광자만 측정해 다른 쪽 광자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광자 하나를 순간이동 시키려면 먼저 얽힌 광자 쌍을 만든 다음 양자 얽힘을 구별해내는 특별한 양자측정(벨 측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하나의 광자를 순간이동 시키는 것은 양자역학 자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공확률이 50%를 넘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광자 하나를 보낼 때 성공률이 최대 50%이므로 많은 정보처리를 위해 양자 순간이동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전체 과정의 성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며 이는 양자정보기술의 개발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얽힌 상태의 광자를 하나씩 순간이동 할 때 생기는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얽혀 있는 양자들을 여러 개 만들어 이를 묶어서 순간이동 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런 다광자 얽힘 상태를 이용하면 모든 광자가 서로 얽혀 있는 특별한 성질 때문에 광자 하나의 양자상태 측정만 성공해도 그 속에 포함된 광자들의 수만큼 많은 광자를 순간이동 시킬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기존 방법처럼 광자 하나로 양자비트(큐비트.qubit)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광자로 하나의 큐비트를 구성하면 큐비트 전송 및 연산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확장성이 있는 양자전산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석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한계를 넘어서 양자얽힘 상태로 존재하는 많은 광자를 한꺼번에 순간이동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양자컴퓨터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