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기억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무관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클리포드 잭 박사는 “3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 사이에는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용적이 줄어든다”며 “이런 자연적인 과정은 치매의 병리 현상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가 16일 전했다.
연구의 실험 대상은 치매증세가 없는 30~95세의 남녀 1246명이었다. 잭 박사는 이들에게 표준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해마의 부피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하고 뇌 신경 세포의 ‘노인반’ 발생 여부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노인반’이 나타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노인반'이 나타난 사람들의 나이는 대부분 70세를 밑돌았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노인반’이 빨리 나타나고 70세 이후에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노인반‘이 발견된 실험 참가자 중 APOE4를 지닌 사람이 57세, APOE4가 없는 사람은 64세였다. APOE4를 지녔어도 70세를 넘기지 않았으면 그 수치가 낮았으며 다른 사람보다 기억력이나 해마의 용적은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대신 70세가 지나면 APOE4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억력이 저하되고 해마의 부피가 줄어드는 속도는 여성보다 남성이 빨랐다. 잭 박사는 이에 대해 “남성이 기억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여성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