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토종 SPA 브랜드 '코데즈컴바인'이 위기에 처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데즈컴바인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2002년 론칭한 코데즈컴바인은 한국형 SPA 브랜드를 표방했다. 확고한 아이덴티티와 시그니처 아이템은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아웃도어부터 아동복, 이너웨어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1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788억원, 영업이익은 17% 늘어난 16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상돈 회장과 전 부인인 오매화 이사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분을 겪으면서 사세는 급격히 하락했다. 2010년 10월 합의이혼으로 경영권 분쟁은 종결됐지만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그 사이 자본력을 갖춘 해외 SPA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유니클로, 자라, H&M은 브랜드 몸집 키우기에 나서며 국내 시장의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박 회장은 개인 소유의 서울 장안동 바우하우스 빌딩을 777억원에 매각, 부채 일부를 상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알짜사업'이였던 이너웨어 사업을 분리해 250억원에 매각했다. 250억원은 이너웨어 사업부의 1년 매출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부채는 좀처럼 줄지 않았고 결국 상장폐지 사유가 됐다.
여기에 끊임없이 중국기업 피인수설에 시달리는 등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회사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커피 제조 및 판매업, 식품 제조 및 판매업, 두발· 피부·기타 미용업 등 추가사업으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더이상 패션 시장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M&A 시장에서 코데즈컴바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곳도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