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2014년 말 RQFII 라이선스를 증권사 가운데 처음 획득하고도 쿼터를 못 받고 있었으나, 늦어도 오는 6월까지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한도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쿼터가 부여되면 당장 중국 장내 주식이나 채권 거래가 가능해진다. 다만 중국 채권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장외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민은행이 별도로 승인해줘야 한다.
하나대투증권이 RQFII 라이선스를 이미 딴 데 비해 비슷한 시기 취득에 나섰던 나머지 증권사는 아직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KDB대우증권은 하나대투증권과 같은 시기인 2014년 10월 RQFII 자격을 신청했지만, 빨라야 이달 라이선스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은 합병(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문제로 통합법인 감사보고서를 처음 내놓은 후에야 RQFII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애초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4년 7월 방한 시 우리 기관투자자에 총 800억 위안(약 13조원)을 한도로 RQFII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이나 운용사가 속속 RQFII 자격을 획득해 온 반면 증권사는 배제됐다. 중국 당국은 일반인 자금으로 이뤄진 공모펀드(운용사)나 예금(은행)을 유치하고 싶어 할 뿐 증권사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탓에 증권사만 새 사업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고, 결국 당국이 해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권사에도 RQFII 자격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당국에 충분히 설명했다"며 "개별 증권사도 적극 나선 덕분에 문제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증권사에도 RQFII를 자격을 주기 시작했으나, 순위는 여전히 은행이나 운용사에 밀릴 전망이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도 빨라야 연말, 아니면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삼으려는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은행을 우대할 수밖에 없다. 무역결제를 위안화로 한다면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겠다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3월부터 중국 무역대금 가운데 10억~30억 달러를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기로 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RQFII 한도를 받으면 구조화상품을 비롯해 운용사와 차별화된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