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접경 中도시들, 경협파트너 찾아 한국·러시아 주목

2015-03-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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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도시 훈춘.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중 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이 부진해지자 북중 접경의 중국 도시들이 경협 파트너를 찾아 한국과 러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 최대 국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는 11일 성(省)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단둥을 한국과 연결되는 중국 동북3성의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또 두만강 유역의 북한 접경 지역인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는 훈춘(琿春)에서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거쳐 부산으로 가는 육·해 복합운송루트를 개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단둥시는 "한중 FTA를 계기로 서해로 통하는 항만을 갖춘 단둥은 한국과의 상품·서비스 교역이 대폭 증대되고 많은 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FTA로 대부분 상품의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의 보하이(渤海·발해)와 서해 북부 연안, 한국을 포괄하는 초국경 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단둥시는 이어 "단둥은 이 경제권에서 유리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중국 동북3성이 한국과 연결되는 중추가 될 수 있다"면서 "특히 항만이 있는 단둥 둥강(東港)시를 중심으로 한국을 상대로 하는 전자상거래 및 상품수입의 새 통로를 구축해 둥강시를 '한국 상품 수출입의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인구 250만 명의 단둥은 철도와 도로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반출입되는 화물량이 북중 교역총량의 70~80%에 달하는 양국 간 최대 교역 거점이다.

옌볜자치주는 우선 훈춘(琿春)에서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거쳐 부산으로 가는 육·해 복합운송루트를 개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러시아, 북한과 국경을 맞댄 두만강 하구에 조성 중인 훈춘 국제합작시범구에 한국인이 무비자로 15일간 체류할 수 있게 하는 사증 면제정책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옌볜주는 기존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을 선도기업으로 삼아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지역별로 특화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마스터플랜도 제시했다.

이밖에 옌볜주 룽징(龍井), 지린성 지안(集安) 등 그동안 대외개방을 대북경협 일변도로 추진해온 중국의 북한 접경도시들도 최근 항일투쟁과 고구려 유적 등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철저한 '친북' 성향을 보여온 이들 지방정부의 입장 변화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출범 이후 북한과 맹목적인 '혈맹'이 아닌 '정상적인 국가관계' 정립을 원하는 중국의 태도 변화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과거 중국의 대북경협사업들이 자국의 경제적 실리 추구 못지않게 북한에 대한 지원 성격이 강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이런 형태의 프로젝트 추진을 극도로 꺼린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6월 착공한 북중 경협의 대표적 프로젝트인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는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고 북한 나선 경제특구에도 중국 대형 국유기업들이 진출 계획을 접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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