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하이디스, 정리해고 통보…‘제2 쌍용차’ 사태 불러오나

2015-03-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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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스 노조가 지난 6일 SK하이닉스 정문 앞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디스]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해외 기술유출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는 액정화면(TFT-LCD) 제조업체 하이디스테크놀로지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 통보를 하면서 ‘제2 쌍용차’ 사태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8일 하이디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3차 희망퇴직 공고를 내며 현재 남아있는 377명의 직원 중 335명의 직원에게 오는 31일부로 정리해고 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정리해고 대상 직원들은 생산·사무·품질관리 등의 직군에 속한 인원들이며 건물의 설비유지·재무회계·영업·특허관리 직군에 속한 42명은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회사측은 3차 희망퇴직 공고에서 4~18개월의 기준임금을 보상하겠다던 지난 1·2차 때보다 대폭 인상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명의 신청자도 없었던 1·2차 희망퇴직 공고에서는 근속 년수 1년 미만의 사원들은 위로금이 1000만 원 이하였지만 3차에서는 1년 미만의 사원들도 3500만 원 이상의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회사에 투자 여력이 충분한데 이 같은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목 하이디스 노조 지회장은 “지난해 회사의 수익이 1000억 원 가까이 발생했는데 투자를 더 하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며 “올해 수익도 8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하이디스 노조가 회사가 있는 이천시 SK하이닉스 단지 내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쌍용차 지회가 이곳을 찾아 함께 선전전을 진행했다.

또 노조 측은 조만간 김앤장 법률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이디스의 모기업인 대만 ‘이잉크’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이 공장폐쇄 결정을 내릴 것을 자문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잉크의 모기업인 영풍그룹의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한 노조 측은 이달 중순 3차 원정 투쟁을 계획 중이다.

하이디스는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해 2001년 분사했으며 광시야각기술(FFS)을 보유한 LCD 제조업체로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LCD사업부가 중국 ‘비오이’에 매각됐다.

비오이가 기술 자료를 유출한 채 하이디스를 부실기업으로 전락시키면서 회사는 2006년 부도 처리됐고 이잉크가 하이디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잉크도 기술개발이나 설비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특허권을 대만 업체들과 공유하며 외부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하면서 하이디스의 매출은 줄고 생산시설은 노후화됐다.

이 같은 두 번의 매각과 법정관리 등을 거치며 2000명에 달하던 하이디스의 직원은 37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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