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5060세대’가 총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과 연말정산 파동으로 등을 돌리던 ‘5060세대’가 박 대통령 지지로 돌아서면서 정국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3월 첫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 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13월의 세금폭탄’인 연말정산 논란이 극에 달하던 1월 넷째 주와 2월 첫째 주 당시, 29%까지 추락하던 박 대통령이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형성한 셈이다.
◆ ‘60대→50대’ 차례로 朴 대통령 지지로
특히 50대에선 지난주 대비 18% 포인트 상승한 55%를 기록, 지지율 상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50대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돌아섬에 따라 1월 첫째 주 이후 두 달 만에 부정률(38%)을 역전했다.
60대 이상에선 긍정평가가 68%인 반면 부정평가는 25%에 그쳤다. 하지만 2040세대에선 긍정평가가 16%, 19%, 23%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세대에서 나타난 부정평가는 69%, 74%, 68%였다.
앞서 설 직후인 지난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은 60세 이상이 이끌었다. 18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을 지지한 5060세대가 총결집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연말정산 논란의 감소와 최근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오르면서 파생한 ‘외치(外治)효과’ 등도 박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6% 포인트 올랐다. 같은 해 6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에는 9% 포인트, 이어 9월 러시아·베트남 순방길에는 2주에 걸쳐 6% 포인트 , 11월 유럽 순방 땐 5%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외치효과는 집권 2년차 때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인도·스위스 순방(2% 포인트)과 3월 네덜란드·독일 순방(3% 포인트), 9월 두 번째 북미 순방(5% 포인트) 때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내주 인사청문회, 朴 대통령 지지율 상승 고비
눈여겨볼 대목은 집권 1∼2년 차 때 외치효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두 차례나 하락한 시점이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극우이념 편향성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 당시인 지난해 6월(중앙아시아 순방)과 복지후퇴 의혹에 시달린 같은 해 11월(중국·호주 순방) 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여부는 오늘 9일 유기준 해양수산·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막 오르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11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조용구 중앙선관 위원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등 6개의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또 다시 ‘인사 트라우마’ 파동이 확산된다면,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국갤럽도 이와 관련해 “지난 두 달간 거세게 제기됐던 세제개편안·증세 지적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인사 문제는 또다시 부각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조사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열심히 한다·노력한다’(23%)와 ‘외교·국제 관계(20%)’가 꼽혔다. 이어 △복지 정책(7%) △경제 정책(7%)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6%) 등의 순이었다.
반면 박 대통령을 비토하는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8%로 1위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는 △경제 정책(15%) △인사 문제(12%) △복지·서민 정책 미흡(11%) △세제개편안·증세(9%) △공약 실천 미흡·입장 바뀜(9%)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도에선 새누리당 41%, 새정치민주연합 29%, 정의당 4% 등의 순이었다. 무당파 는 25%에 달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3~5일 사흘간 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걸기)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7%(총통화 5927명 중 1003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