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본사, 미국 지사로 수출 비중 하락 “현지 투자 둔화 원인”

2015-03-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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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국의 모회사에서 미국 지사 또는 현지법인으로 수출하는 ‘기업내 무역’ 비중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기업내 무역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 감소세 둔화 및 현지법인의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본사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이 미국 센서스 뷰로의 기업내 무역 통계 자료를 분석해 4일 발표한 ‘2013년 미국의 기업내(본지사간) 무역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기업내 수출 비중은 59.5%로, 2009년 63.9% 대비 4.4%p 하락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2년과 비교하면 1.0%P 상승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업내 무역’은 모기업과 현지법인 간에 이뤄지는 국제적인 재화의 거래를 의미한다. 여기서 미국의 기업내 수입(본사·지사산 수입)은 미국내 현지법인(또는 모기업)이 미국의 모기업(또는 현지법인)으로부터의 수입을 뜻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세계 500대 다국적 기업의 무역은 전 세계 교역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무역 중 약 40%가 기업내 거래로 분류된다.

특히, 미국의 기업내 수입 비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로전 위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13년 기준 대미 수입의 기업내 수입 비중은 50.1%로 전체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다.

2009~2013년 기간 동안 한국의 대미 기업내 수출 비중은 하락한 반면, 독일(2009년 64.5% → 69.2%), 아일랜드(84.7% → 91.5%), 캐나다(47.8% → 52.2%) 등 주요국들의 대미 기업내 수출비중이 상승했다.

한국의 비중이 하락한 주된 요인은 대미 직접투자 증가세 둔화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금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2000∼2008년 15.4%에서 2009∼2013년에는 2.1%로 하락한 반면 일본, 캐나다 등은 동 기간 대미 직접투자가 증가율이 각각 7.4%p, 11.7%p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기업내 수출비중이 상승하거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2009년부터 대미 신규투자는 둔화된 반면 기존투자의 현지화가 진행된 것이 투자 증가율 둔화의 배경이됐다. 물류비용 절감, 마케팅 및 연구개발(R&D )효과 제고 등을 위해 우리나라 현지법인의 미국 현지매입이 증가하면서 본국 의존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수송기계, 컴퓨터 및 전기제품 등은 제품특성상 현지 판매법인에 직수출되고 현지에서 딜러망을 통해 유통되므로 한국의 대미 기업내 수출비중이 2013년 기준 각각 74.2%, 69.1%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조립금속제품, 종이류, 화학제품 등은 30% 미만에 불과했다.

현지시장 확보와 선진국의 기술협력 채널 구축 및 경쟁국의 해외진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외직접투자 및 기업내 무역의 동반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2013년 연간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95억달러로 세계 13위, 2004~2013년 기간 동안 누적액은 2039억달러로 세계 18위에 머물러 한국 무역의 위상(수출 세계 7위, 무역 세계 9위)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내 무역 확대 추세에 대응하려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내영 무협 연구원은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자본 유치 및 외국기업에 대한 자본참여 확대, 주요국 다국적 기업들과의 업무제휴를 통한 공급망 연계 등 장기적인 수출기반 조성을 위한 글로벌 경영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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