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이 자동차에 이어 전동차 시장에서도 통했다.
현대로템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납품한 이층객차 운행 중 대형트레일러와 충돌사고가 발생했지만, 차량에 장착된 충돌흡수장치 덕분에 인명피해를 최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현대로템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5시께(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엔젤리스에서 60마일 가량 떨어진 옥스나드(Oxnard)역에서 카마릴로(Camarillo)역 방향으로 운행중이던 현대로템 이층객차의 기관차와 트럭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열차는 지난 2011년 2월 현대로템이 제작해 납품한 이층객차로, 운영사인 메트로링크사가 안전성 기준을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충돌에너지관리 시스템(CEM)을 장착해 납품한 차량이다. 열차 전두부에 설치된 CEM은 열차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충격 에너지를 차체에 전달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는 장치다. 사고열차의 객차 3량에는 CEM이 모두 적용됐다.
리차드 캣츠(Richard Katz) LA 메트로 교통부 국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충돌에너지 관리시스템은 분명 승객들의 목숨을 구했다”며 “이보다 상황이 훨씬 악화됐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이틀 후인 2월26일 차량 운영사인 메트로링크사는 CEM의 기술력을 극찬하며, 현대로템에 기술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4월에도 현대로템이 납품한 열차가 미국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역에서 LA 유니온 스테이션으로 향하던 중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트럭이 전복되고 열차는 앞부분(전두부)이 심하게 훼손될 만큼 큰 사고였다. 사고 당시 2층 열차 3대에 190명의 탑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급정거로 인해 승객 1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