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무엇이든 뚝딱' 3D 프린터가 식량생산의 미래 연다

2015-03-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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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사진=농촌진흥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 3D 프린팅 기술이 농업분야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각 나라들은 미래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앞다퉈 미세조류, 배양육, 식용곤충 등을 원료로 다양한 식품을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만들고 있다. 

초콜렛 3D프린터[사진=농촌진흥청]


3일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인테러뱅'에 따르면 향후 20년 안에 식육 생산업을 대체하고 충분한 양의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Modern Medow사가 합성고기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영국 센트럴마틴스예술는 미세 조류를 맞춤형으로 조합해 프린팅하는 '알게리움 바이오프린터'를 개발 중이다. 런던사우스뱅크 대학(LSBU)에서는 식용곤충을 이용해 3D프린팅으로 파이나 빵을 제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3D프린터로 만든 인공육[사진=농촌진흥청]


SMRC사의 피자프린터, Natural Machines사의 FOODINI, Barilla사의 파스타 프린터 등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인체에 유익한 유기분자들을 첨가할 수 있고 창의적인 요리법의 공유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포브스(Forbes)지는 식품 산업이 3D프린팅의 성장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게될 분야라고 내다봤다.

3D프린터로 만든 종자파종기[사진=농촌진흥청]

일반 농업 분야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 농기계 업계에서는 3D프린팅을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고, 고가의 농기계 부품을 대체하는 기업도 탄생했다. AGCO사에서는 종자파종기(White Planter 9000 series)를 제작하는 데 3D프린터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부품설계에 5주, 테스트에 2주가 소요됐지만 3D프린터 기술을 활용해 5주안에 최대 5개 버전의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까지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생산업체인 GVL poly사에서는 대형 농기계의 수리가 필요할 때, 농기계 회사별로 특정부분의 부품을 저렴하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때 쓰이는 재료는 폴리에틸렌으로 대체하면서 기존 금속과 버금가는 강도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제작기간 단축 등으로 농업인의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병해충 종합관리 시스템(IPM), 토양연구, 도시농업 분야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특히 해충의 생태를 이해한 '병해충 종합관리 시스템(Integrated Pest Management)'을 갖추기 위한 작업에도 3D프린팅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귤나무이'해충으로 인해 45억달러(약 5조)의 생산액 감소와 8000명의 오렌지 산업분야의 인력을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FDACS사는 지난해 플로리다 오렌지 산업의 골칫거리인 '귤나무이' 해충을 포집하기 위한 트랩(trap)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해충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귤나무이를 많이 포집해야 하는데 3D프린터와 LED조명을 활용한 기술이 기존의 끈끈이 방식을 대체한 것이다.

가정의 화단이나 베란다에서도 수경재배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3D프린터가 이용된다.
3D PONICS사는 도시민들에서 농사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교육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3D프린터만 보유하면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 무료로 손쉽게 가정용 수경재배 장치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사용자가 직접 자신에게 맞는 장치를 고안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APP)도 제공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2025년이면 소형 3D프린터가 농가에 많이 보급될 것"이라며 "이때 농업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농기계 부품이나 CAD 형태의 소농구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프린트해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3D프린터로 만든 유방복원용세포[사진=농촌진흥청]


이외에도 3D프린팅 기술은 의료, 자동차.항공우주, 주얼리.패션,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의료부문에서 이 기술은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 잉크'를 입체적으로 쌓아 신장, 귀, 뼈 등의 인공장기를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법(MRI)과 결합해 고난도 수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거나 환자의 신체구조에 정확히 맞는 보조기구가 개발되기도 한다.

3d프린터를 활용해 만든 인공귀[사진=농촌진흥청]


자동차분야에서는 3D프린터로 완성차까지 만들고 있다. 또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거나 엔진 등 핵심 부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주부문에서는 인고위성 만원경을 제작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김현란 농진청 연구성과관리과 연구관은 "3D프린팅 기술은 신기술에 환호하는 사람들의 호사스런 취미가 아니라 중요한 산업기술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3D프린팅과 관련한 농식품 분야의 소재·제품·서비스 등에 관한 아이디어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연구와 정책을 준비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농업분야에 적용가능한 3D프린팅 제품.서비스의 광범위한 탐색과 바이오 프린터의 원료 및 공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농식품 기반의 3D프린팅 소배 개발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와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3D 프린팅 식품.소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규정 및 관리, 재료의 표준화 등의 기준 마련과 농업인의 아이디어 발굴 및 창업을 돕기위한 교육 등 활용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D프린팅설계와 결과물[사진=농촌진흥청]


한편, 3D프린터는 잉크대신 합성수지, 분말, 세포 등을 얇은 두께로 층층이 쌓아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공작기계이다. 미국의 찰스 헐(Charles Hull)이 기본 원리를 착안하고, 1988년 최초의 3D 프린터 SLA-250을 개발했다. 이후 이기술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대학과 기업들의 참여로 다양한 제품들이 물밀 듯이 출시됐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3D프린터 시장이 2018년까지 최대 162억달러(약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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