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접견하고 양국 교류 및 합작 강화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스포츠 교류를 강조했으며,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온 윌리엄 왕세손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윌리엄 왕세손이 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과 영국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로 공동 이익과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발전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또 양국 무역총액은 이미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소개하며 "영국은 중국의 주요 투자국으로 양국은 금융, 핵발전, 고속철 등 영역에서 끊임없는 합작을 통해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중·영문화교류의 해로서 양국이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대표하는 만큼, 양국간 교류합작의 강화는 세계문명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윌리엄 왕세손은 시 주석에게 엘리자베스 여왕 2세의 초청장을 전달하면서 여왕이 시 주석의 영국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영·중 양국은 오랜기간 교류를 이어왔으며 자신도 어렸을 적부터 중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최근 몇 년간 양국 무역 관계는 급속히 발전했고, 인문교류도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간의 우호합작 관계를 강화하고, 특별히 청소년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 청소년이 서로를, 더 나아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양국 스포츠 교류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시 주석은 "윌리엄 왕세손이 축구를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중국은 영국을 포함해 세계 축구 강국으로부터 (축구를) 배우기를 희망한다"면서 '축구광' 다운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중국 슈퍼리그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합작 체결을 상기시키며 "축구 분야에서 양국 합작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은 기술과 역량 교류와 경쟁을 통해 향후 양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시 주석이 열정적인 축구팬 이라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면서 "더 많은 중국 선수들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국은 올림픽에서도 더 많은 합작을 체결해 양국이 스포츠를 포함한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날 야생동물 보호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코끼리 등 야생동물 보호에 있어 꾸준히 노력해왔다"면서 "이 분야에 있어 국제적 합작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중국 정부의 야생동물 보호 노력에 깊은 지지 의사를 밝히며 중국이 야생동물 보호 영역의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야생동물 보호 운동에 적극 참여해온 윌리엄 왕세손의 방중을 의식해 지난달 26일 상아 제품의 수입을 1년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윌리엄 왕세손은 나흘간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시 주석과 접견한 윌리엄 왕세손은 베이징의 관광명소인 고궁을 비롯해 베이징 전통가옥 사합원(四合院)도 방문했다. 이날 저녁에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그레이트 영국 창의대회(GREAT Festival of Creativity) 개막식에 참석한 뒤 3일 상하이 영화박물관에서 상영하는 영국 영화 '패딩턴'도 관람할 예정이다.
4일에는 윈난(雲南)성을 방문해 자연 및 야생동물 보호 주제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중국 방문 기간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를 비롯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도 만난다.
윌리엄 왕세손의 이번 중국 방문은 1986년 엘리자베스 2세 방중 이래 약 30년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