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엽총 살인사건 용의자, 숨진 형 가족에게 3억원 요구해”

[사진=YTN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화성에서 형 부부와 경찰관을 엽총으로 쏴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70대 용의자가 형 가족에게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결정적 범행 동기로 추정되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화성 엽총 살인사건 용의자 전모(75)씨가 설 연휴 전 화성시 마도면의 한 식당에서 형 아들인 A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3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형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던 전씨지만 최근 갈등의 원인이자 사건의 도화선은 3억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일과 관련 있는 것으로 경찰은 예측했다.

전씨 형은 재력가인 것은 맞지만 2008년 남양택지지구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으로 10억원 정도를 받았고 이 돈으로 사건 현장인 단독주택과 옆 다세대주택을 짓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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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소유의 에쿠스 승용차에는 블랙박스가 없고 전씨의 휴대전화(2G)에 사용된 기록이 거의 없어 경찰이 행적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전씨가 지난달 9일 남양파출소에 엽총을 입고한 뒤 사건 당일까지 6차례 총을 반출했던 것을 볼 때 자택 인근에서 사격연습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지역에는 수렵이 허가된 구역이 없어 전씨가 수렵 용도로 총기를 반출한 것이 맞다면 최소한 강원 원주나 충북 충주까지 이동한 내역이 있어야 한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망자 부검 결과가 전달되는대로 검사 지휘를 받아 사건을 '공소권 없음' 처분할 방침이다.

한편 전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화성시 남양동 2층 규모 단독주택에서 형(86) 부부를 엽총으로 쏴 살해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남양파출소장 이강석 경정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당시 2층에서 탈출하다가 부상한 조카며느리(52)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