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 4개국 순방을 위해 1일 오후 출국한다. 이번 순방은 올해 첫 해외 출장이다. 박 대통령은 7박9일의 일정을 마친 뒤 오는 9일 오전 귀국한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4개국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통해 신(新) 성장동력 제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00년대 후반 이래 조성된 ‘제2의 중동붐’을 적극 활용, 중동 지역으로 외교의 지평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정국을 강타한 청와대 비선실세와 연말정산 논란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박 대통령이 이번 순방으로 국면전환을 꾀한다면, 국정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으로 외교 지평 본격 확장”
먼저 박 대통령은 1∼3일 쿠웨이트 공식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한국 대통령의 쿠웨이트 방문은 8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에너지·건설·플랜트뿐만 아니라 ICT와 보건의료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오는 3∼4일에는 최대 원유공급국이자 해외건설 수주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원전·건설·플랜트 등의 실질적인 협력관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알려진 킹덤홀딩회사 알-왈리드 회장과 사우디 원전 및 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알-야마니 킹 압둘라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 원장을 만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오는 4∼6일 UAE를 방문한다. 지난해 5월 바라카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기념식 참석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UAE 순방길에서 보건의료와 식품, 문화 분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물론 한국 의료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취임 이래 두 번 방문한 나라는 미국, 중국과 UAE밖에 없다”며 “이번 방문은 양국이 형제의 나라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오는 6~8일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를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쉐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등 양자 간 실질협력 및 국제무대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경제에 초점을 맞춘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朴대통령, 외치효과로 지지율 상승할까
최근 서민증세 논란에 휘말린 박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다시 지지율이 하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설 연휴 직후인 22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3.5%였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61.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와 긍정평가 격차는 27.6% 포인트였다.
같은 조사기관이 지난 18일 발표한 2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2.9% 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5.3% 포인트 상승했다.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반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선 중동 4개국 해외순방을 계기로 반전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실제로 담뱃세 인상 후폭풍이 일었던 지난해 9월 캐나다 순방을 마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상승했다.
‘리얼미터’의 9월 넷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0% 포인트 상승한 51.8%로 집계됐다. 지난주 유엔 기조연설 등 외교 행보로 4주 만에 지지율이 반등한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42.0%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2.3%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긍정평가 비율과 부정평가 비율은 9.8% 포인트였다.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오른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여부가 집권 3년차 초반 정국의 중대 분수령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리얼미터의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을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