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무원들의 초라해진 춘제

2015-02-23 13:17
  • 글자크기 설정

8항규정 정풍운동에 선물문화 사라져, 과도한 규제 볼멘 목소리도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등극이후 중국 관가에 대대적인 정풍운동 바람이 불어닥친 가운데, 이번 춘제(春節)를 보내면서 터져나오는 하급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중국사회에 파장을 낳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매체인 관찰망(觀察網)은 23일 중국의 하급 공무원들이 토로한 변화상들을 보도했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 말단직에서 근무한다는 저우(周)씨는 올해 8년차 공무원이다. 과거 춘제에는 공무원들끼리의 회식자리가 많았으며, 춘제를 기념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또한 소정의 선물을 준비해 친하게 지냈던 상급자의 집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었다. 하지만 올해는 식사, 선물 등이 모조리 금지됐다. 저우씨는 대신 여유롭게 가정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저우씨가 아쉬운 것은 복지혜택이 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직장에서 식용유, 고기, 과일 등을 선물로 받았으며, 심지어 할인점 상품권도 풍족했다. 명절떡값도 풍족했고, 춘제 이후에도 상여금을 지급받았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춘제에는 이같은 복지혜택이 전무했다. 저우씨는 "하급관리의 월급이란게 박봉일 수 밖에 없는데, 복지가 사라져버린 탓에 풍족한 춘제를 지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공무원 좡(莊)씨는 "2월초에야 비로서 친척이 보내준 탁상용 캘린더를 받아들고는, 책상위에 놓을 달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선물이 사라져버린 풍속도를 소개했다. 과거에는 여러 업체에서 보내주는 달력과 수첩등이 쌓이고 쌓였지만 이제는 이같은 선물마져도 사라졌다는 것. 그는 또한 "지난 2년동안 직장에서 사과 한쪽 받아본 적이 없다"며 "기본적인 복지제도는 유지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교사 양(楊)씨는 "8항규정이 나온 후로 정상적인 복지혜택마저도 사라져버렸다"며 "쌀이나 월병, 식용유 같은 기본적인 복지까지 없애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청년보 사회조사센터는 이달초 네티즌 19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6.8%가 춘제 귀성을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고 답했다. 마음이 무거운 이유로는 "사업이 호전되는 기미가 없어 체면이 안 서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2.6%로 가장 높았다. "반부패정책 영향으로 보너스는커녕 변변한 선물도 없이 고향집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