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금회 득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금융권 수장을 맡은 서금회 출신 인물로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이 모임 출신은 아니지만 서강대 출신이다.
서금회의 실체와는 상관없이 금융연구원장과 KB손보 사장에 서금회 출신이 발탁된다면 특혜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물론 금융연구원은 민간기관으로서 이사회 의장인 은행연합회장이 후보 추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간 정부의 입김이 상당히 반영됐다.
물론 이들의 경쟁력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다. 그러나 특정 대학 출신이나 관료 출신이라는 '딱지'가 붙는 데에는 능력 외의 다른 요소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전 정부 때는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KB·우리·하나·산은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휩쓸면서 이른바 ‘4대 천왕’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호남 인맥과 부산·경남 인맥이 요직을 장악한 시절도 있었다.
이같은 정권의 속성이 누적되면서 멍드는 것은 금융산업이다.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경제 규모에 비해 후퇴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의 금융시장 성숙도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44개국 중 80위로 나타났다. 이는 아프리카 우간다(81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나(52위)·보츠와나(53위)·콜롬비아(63위)보다 순위가 낮다. 2007년만 해도 27위 성적표를 받았었다. 이러다가 올해 아예 10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면 지나친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