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 설)를 앞두고 가열된 '훙바오 (紅包·세뱃돈)'전쟁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마윈(馬雲·잭마) 회장이 또 다시 불을 지폈다.
중국 신랑커지(新浪科技)는 마윈 회장이 17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춘제 전날 밤인 추시(除夕·18일)에 누리꾼 99만9999명에게 훙바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 회장은 웨이보를 통해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훙바오는 뺏기 나름! (幸福靠想,紅包靠搶)"이라는 말과 함께 "내일(18일) 훙바오 쟁탈전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리게 될 것이며, 이처럼 기쁜 훙바오 득템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초로 숫자 암호 대신 중문 암호를 이용해 인터넷에서 훙바오를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뒤, 누리꾼에게 독창적인 암호를 제안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마 회장의 웨이보에 15만 건 이상의 암호를 제안하며 열띈 호응을 보였다.
이처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중국 IT 기업 간 '훙바오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 2일 자사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이 지급하는 10억 위안(약 1760억원) 규모의 훙바오를 연예인이 추첨하는 방식으로 웨이보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알리바바는 6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텐센트(騰迅·텅쉰) 산하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몇 시간 뒤 경쟁사인 텐센트는 웨이신에서 알리페이의 훙바오를 내려받을 수 없도록 차단시켰다. 아울러 8억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자사의 온라인 메신저 큐큐(QQ)에서 30억 위안의 훙바오를 지급하는 행사로 반격을 시작했다.
훙바오는 춘제에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붉은색 종이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관습에서 유래한 말이다. 훙바오 서비스는 지난해 춘제 전날 텐센트가 웨이신을 통해 세뱃돈 지급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중국 대표 IT 기업들이 훙바오 전쟁을 펼치는 이유는 지난해 기준 2억1700만명, 7조 7660억 위안 규모로 확대된 모바일 결제 플랫폼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훙바오 서비스 시장은 IT 기업간의 또 다른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