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해 초 대대적인 사업 재편 계획안 발표와 함께 홍콩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홍콩 내 보유하고 있는 900억원 상당의 자산 매각에 나섰다.
청쿵그룹 산하 싱가포르 부동산투자신탁사인 즈푸(置富)산업신탁은 최근 6억5000만 홍콩달러(약 920억 원) 상당의 홍콩 신계(新界)지역 상업부동산 잉후이후이(盈暉薈)에 대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고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4일 보도했다. 이는 즈푸산업신탁이 지난 11년 이래 최초로 단행하는 자산 매각이다.
이 회사는 또 매각을 통한 수익금이 2억 홍콩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매각 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출 예정이라고 전했다.
즈푸산업신탁은 리 회장 산하 상업용 부동산 경영업체 중 하나로, 2003년과 2010년 각각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상장했다. 잉후이후이는 9만2000평방미터 면적으로, 임대율은 2009년 97%에서 2014년 99.7%까지 상승했다.
리 회장의 이같은 자산 매각 움직임에 리 회장의 '홍콩 철수설' 또는 '탈 홍콩설'이 또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리 회장은 지난 9일 청쿵 실업과 항만·통신·소매 사업을 관할하는 허치슨 왐포아를 합병해 부동산 사업(CK 홀딩스)과 비부동산 사업(CKH 홀딩스) 지주회사로 재편하고, 새로 설립되는 법인 본사 소재지를 조세회피지역인 영국령 케이맨 제도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개편안을 발표했다. 그 배경과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갈등설, 중국 부동산 침체 등의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리 회장은 해외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리 회장 산하 허치슨왐포아가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 사업체인 오투(O2)를 인수한 데 이어 영국 3대 열차 렌트 업체 '에버숄트 레일그룹'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