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리아드 말키 팔레스타인 외교장관은 13일 이스라엘과의 협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양국 외교부는 주한 팔레스타인 대표사무소 개설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한·팔레스타인) 양국 장관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말키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한 팔레스타인 대표사무소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개설되길 희망하며 이는 양국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말키 장관은 이날 오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으며 양측 간 국장급 정책협의회 개설에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지난 2005년 일반대표부 관계를 수립했으나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주일 대표부가 주한 대표부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에 상주 대표부를 개설했다.
그는 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주권적 문제로 강요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한국이 주권적 판단을 내려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기권하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 소극적 면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 면을 강조하는 사항들에 있어 장관 간 회담을 했다"고 답했다.
또 미국이 팔레스타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이 아닌 다른 나라가 ICC를 포함한 국제 협약에 가입한다고 하면 미국이 원조 중단을 위협할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14일 판문점을 찾았던 그는 "팔레스타인이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 나아가 평화 구축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팔레스타인은 전 세계가 모두 비핵화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기거래설에 대해서는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말키 장관은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을 만날 계획이라며 "팔레스타인에 코이카와 유사한 원조 기관을 설립하는 데 있어 코이카의 경험 전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말키 장관은 16일까지 한국에 머무른 뒤 이후 일본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