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보유한 톈훙펀드(天弘基金)의 지배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편 투자 채널을 다양화하는 등의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페이 등 알리바바그룹 금융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마이진푸(螞蟻金服)가 11일 더방펀드(德邦基金)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는 내용의 기본협정을 체결했다고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2일 보도했다.
마이진푸 측은 구체적인 지분 매입 현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식통은 더방펀드 지분 30%를 매입했으며 향후 60%까지 지분을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진푸 산하 알리페이는 지난 2013년 6월 톈훙펀드와 협력해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상품 '위어바오(餘額寶)'를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본래 99억 위안(약 1조75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톈훙펀드 자산규모는 위어바오 덕분에 5789억 위안(약 102조원)까지 불었다.
협력 당시 마이진푸는 본래 톈훙펀드 2대주주인 네이멍쥔정(內蒙君正)과 유상증자에 공동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마이진푸는 이미 11억8000만 위안을 출자한 상태다. 네이멍쥔정이 약속한 6943만 위안만 출자하면 마이진푸가 톈훙펀드 지분 51%를 확보,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멍쥔정이 차일피일 출자를 미루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현재 관련안은 중국무역중재위원회 처리 중이다.
이에 마이진푸가 더방펀드 지분 투자를 통해 네이멍쥔정에 출자 압력을 가하는 한편 톈훙펀드 지배가 수포로 돌아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이진푸로서는 더방펀드 지분 참여로 투자 채널도 다양화할 수 있어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위어바오를 출시해 톈훙펀드를 중국 최대 공모펀드로 키워낸 마이진푸다. 마이진푸가 지분 투자하는 더방펀드도 '제2톈훙펀드'가 될 수도 있다.
더방펀드는 2012년 자금 2억 위안으로 시작한 펀드사로 푸싱(復星)그룹 금융계열사다. 푸싱그룹 산하 더방증권이 지분 70%를 보유해 대주주로 등록돼있다. 2014년 말 기준 자산운용 규모는 46억4000만 위안으로 아직까지 톈훙펀드에는 훨씬 못 미친다.
한편 일각에선 마이진푸의 더방펀드 투자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의 친분이 작용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궈광창 회장이 다름아닌 마윈이 만든 '강남회' 회원이기 때문. 강남회는 2006년 마윈 회장이 7명의 저장(浙江) 출신 거상과 함께 모여 만든 기업인 사교클럽이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은행 설립 등 방면에서 푸싱그룹과 여러 모로 협력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