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김동욱 기자 = 박근혜 정부가 출범 후 야심차게 선보인 공약가계부가 지난해 11조원에 육박하는 세수펑크와 연말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약가계부에 명시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세부담이 가중되면서 올해 ‘세금폭탄’이 떨어졌다는 것이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세수결손은 우리나라 균형재정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법 시스템 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대로 가면 오는 2033년에는 국가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가 파산 경고는 정부의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과 잘못된 세수추계가 실물 경기 부진이 맞물리면서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세수결손과 비효율적 세금사용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지키지 못할 약속…세부담 키운 ‘공약가계부’
지난 2013년 기획재정부는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복지 및 지하경제양성화 등으로 재원을 모으겠다며 약 135조원에 달하는 공약가계부를 내놨다.
당시 공약가계부에는 세제개편안을 포함한 세입·세출도 포함됐다. 이 공약가계부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한다. 논란이 된 ‘중산층 기준’이 이때 불거졌다.
정부는 연봉 기준액을 소득 3450만원으로 잡아 ‘중산층 증세’라는 여론에 부딪쳐 정책 발표 일주일, 박근혜 대통령 수정지시 하루 만에 수정안을 마련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현 정부에서 나온 첫 증세 논란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후 증세에 대한 공방은 매년 세제개편안 수립 때마다 거론됐다. 정부로서는 매년 공약가계부 재원을 충당하지 못하자 과세구간 조정, 담뱃값 인상 등 증세와 관련 없는 서민세금을 올리는 무리수를 뒀다.
공약가계부가 지난 2년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균형재정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재정수지 적자는 33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1% 수준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4%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수지가 2016년 -1.8%, 2017년 -1.3%, 2018년 -1.0%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사실상 이번 정부에서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유찬 홍익대학교 세무대학원 교수는 “세금을 좀 늘려서 재정적자를 안만들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담뱃세나 주민세 등 일부 세금을 올리고 있다”며 “기존에 감세한 부분을 정상화하지 않은 채 적자를 늘린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역시 “2018년에도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가 -1.0%라고 한 것은 결국 당장 균형재정 어렵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며 “이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가 파산 현실성 있나…세출구조조정 더 해야
세목별 세수결손에서 법인세 부진은 세수결손을 확대 시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 기업 영업이익이나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세입규모를 키우면서 세수 결손이 불어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여당이 연말정산 보완책으로 출생·입양 공제를 재도입하고 연금보험료 공제율을 높이는 등 대책을 내놓으면서 국가 재정 형편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복지지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세입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6년 뒤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파산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회 예산정책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60년까지 정부 총수입과 총지출은 연평균 각각 3.6%, 4.6% 증가해 오는 2021년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0.8% 흑자에서 2021년 적자로 전환한 뒤 2060년에는 11.4%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2009년 이래 12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특히, 2021년 적자 전환 뒤에는 2060년까지 한 번도 흑자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예상했다.
현재의 세입구조와 세출 관련 법령들이 2060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 하의 전망이다.
정부 총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분류되는데,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재량지출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 등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의무지출의 상승세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복지분야 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의무지출 대비 복지분야 지출 비중은 2014년 42.2%에서 2060년 54.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따른 국민연금(7.6%), 기초연금(7.9%)의 가파른 증가세가 복지분야 지출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2033년 국가파산에 이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회예산처 관계자는 "늘어나는 지출 규모를 국세 등으로 메우지 못하면 국채를 발행해야 되는데, 2033년부터는 국채 발행으로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2009년의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처럼 한국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증세를 하거나 복지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둘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세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복지를 포함한 다양한 재정 지출에 대해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약가계부에 명시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세부담이 가중되면서 올해 ‘세금폭탄’이 떨어졌다는 것이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세수결손은 우리나라 균형재정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법 시스템 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대로 가면 오는 2033년에는 국가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가 파산 경고는 정부의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과 잘못된 세수추계가 실물 경기 부진이 맞물리면서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 지키지 못할 약속…세부담 키운 ‘공약가계부’
지난 2013년 기획재정부는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복지 및 지하경제양성화 등으로 재원을 모으겠다며 약 135조원에 달하는 공약가계부를 내놨다.
당시 공약가계부에는 세제개편안을 포함한 세입·세출도 포함됐다. 이 공약가계부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한다. 논란이 된 ‘중산층 기준’이 이때 불거졌다.
정부는 연봉 기준액을 소득 3450만원으로 잡아 ‘중산층 증세’라는 여론에 부딪쳐 정책 발표 일주일, 박근혜 대통령 수정지시 하루 만에 수정안을 마련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현 정부에서 나온 첫 증세 논란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후 증세에 대한 공방은 매년 세제개편안 수립 때마다 거론됐다. 정부로서는 매년 공약가계부 재원을 충당하지 못하자 과세구간 조정, 담뱃값 인상 등 증세와 관련 없는 서민세금을 올리는 무리수를 뒀다.
공약가계부가 지난 2년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균형재정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재정수지 적자는 33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1% 수준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4%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수지가 2016년 -1.8%, 2017년 -1.3%, 2018년 -1.0%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사실상 이번 정부에서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유찬 홍익대학교 세무대학원 교수는 “세금을 좀 늘려서 재정적자를 안만들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담뱃세나 주민세 등 일부 세금을 올리고 있다”며 “기존에 감세한 부분을 정상화하지 않은 채 적자를 늘린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역시 “2018년에도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가 -1.0%라고 한 것은 결국 당장 균형재정 어렵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며 “이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가 파산 현실성 있나…세출구조조정 더 해야
세목별 세수결손에서 법인세 부진은 세수결손을 확대 시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 기업 영업이익이나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세입규모를 키우면서 세수 결손이 불어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여당이 연말정산 보완책으로 출생·입양 공제를 재도입하고 연금보험료 공제율을 높이는 등 대책을 내놓으면서 국가 재정 형편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복지지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세입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6년 뒤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파산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회 예산정책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60년까지 정부 총수입과 총지출은 연평균 각각 3.6%, 4.6% 증가해 오는 2021년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0.8% 흑자에서 2021년 적자로 전환한 뒤 2060년에는 11.4%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2009년 이래 12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특히, 2021년 적자 전환 뒤에는 2060년까지 한 번도 흑자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예상했다.
현재의 세입구조와 세출 관련 법령들이 2060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 하의 전망이다.
정부 총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분류되는데,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재량지출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 등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의무지출의 상승세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복지분야 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의무지출 대비 복지분야 지출 비중은 2014년 42.2%에서 2060년 54.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따른 국민연금(7.6%), 기초연금(7.9%)의 가파른 증가세가 복지분야 지출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2033년 국가파산에 이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회예산처 관계자는 "늘어나는 지출 규모를 국세 등으로 메우지 못하면 국채를 발행해야 되는데, 2033년부터는 국채 발행으로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2009년의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처럼 한국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증세를 하거나 복지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둘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세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복지를 포함한 다양한 재정 지출에 대해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