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외환은행 노조에 '쓴소리'(종합)

2015-02-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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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실적부진 론스타 투자 때문…부산은행에 역전될 수 있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김병호 하나은행장 취임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외환은행의 연이은 실적부진에 대해 과거 론스타의 부실한 투자를 원인으로 꼽으며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관련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서울 청진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김병호 하나은행장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의) 현재 경영상태는 4~5년 전부터 유래한다"며 "론스타는 10년간 있으면서 직원이나 조직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환은행의 실적이 하나은행의 절반도 안된다"며 "외환은행 인력구조는 하나은행의 80~90%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실적도 하나은행의 70~80%는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은행이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론스타가 떠나면서 2008~2009년 인건비 등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라며 "론스타가 빠져나간 현재는 과거 4∼5년을 수습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실제 외환은행의 경영실적은 하나금융의 인수 이후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36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17.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86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시중은행 중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곳은 외환·우리은행이며, 지난해 실적이 전년대비 줄어든 곳은 외환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8560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늘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에도 역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외환은행이) 앞으로 계속 이대로 가면 부산은행에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직원수는 2배가 넘고 자산은 3배가 많은데 상당히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어떻게 하는 것보다 외환은행 직원과 노조가 보고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통합이라는 해결책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법원이 '아직 위기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노조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데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사 표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성공 가능성이 낮더라도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이의신청을) 추진해야 한다"며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실적으로 비교한다면 이의신청이 용인될 가능성이 있고,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취임한 김병호 하나은행장에 대해 "행장 직무대행 때부터 행장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다"며 "하나은행의 '행복한 금융'을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까지 양행 간 선 물리적 통합 후 후 PMI(합병 후 통합)를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화학적 통합을 우선 추진해야하며 하나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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