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지난 2011년 9월 주유소 원적지 담합 협의로 S-OIL 등 4대 정유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43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과징금 액수는 GS칼텍스가 1772억원, SK이노베이션 1337억원, 현대오일뱅크 753억원, S-OIL 438억원 등이었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GS칼텍스는 담합사실을 자진신고해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았지만, 나머지 정유사들은 공정위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은 "담합 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라고 할 수 있는 GS칼텍스 직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과거 과도한 주유소 유치 경쟁으로 손실을 경험한 정유사들 사이에 별도 협의 없이 자연스럽게 경쟁을 자제하는 관행이 형성됐을 수 있다"면서 "4대 정유사 사이에 주유소 유치·이탈 현황 등 담합과는 배치되는 사정이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담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S-OIL에 대해서도 "생산 능력에 비해 주유소가 부족한 에쓰오일이 주유소 확장에 장애가 되는 공동 행위에 가담할 유인이 낮았다"며 공정위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정유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현대오일뱅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재판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S-OIL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합의의 존재를 전제로 한 공정위의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담합사실을 자진신고해 과징금을 면제받았던 GS칼텍스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SK 역시 앞서 서울고법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