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소득 147만원…일반 국민의 3분의 2 수준"

[사진= 남북하나재단 제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국내에 정착한 북한 이탈주민이 일반 국민보다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소득은 3분의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2013년 12월까지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민 1만 277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9월 조사한 결과, 탈북민의 월소득은 147만원 수준으로 일반 국민의 66%수준에 그쳤다.

◆ 일은 더 많이, 소득은 3분의 2

이번 조사 결과 탈북민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47만 10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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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13년 조사 때보다는 5만 7000원 증가한 것이지만, 일반 국민의 223만 1000원에 비하면 66%에 불과했다.

소득수준의 차이에는 탈북민의 평균 재직기간이 19개월로 일반 국민이 67개월인 것에 비하면 크게 짧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탈북민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7시간으로 일반국민의 44.1시간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민의 고용률은 53.1%, 실업률은 6.2%로 집계돼 2013년 고용률 51.4%, 실업률 9.7%와 비교하면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 국민의 고용률이 60.8%, 실업률은 3.2%인 것에 비해서는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사진= 하나재단 제공]

고용형태와 유형도 불안정했다.

상용직이 53.2%, 일용직은 19.8%, 임시직 15.9%, 자영업 6.1% 등의 순이었다.

일용직 비율이 일반국민(6.1%)보다 3배 이상 높았고, 자영업 비율은 일반국민의 16.2%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았다.

직업 유형은 단순노무(32.6%), 서비스업(23.1%), 기능원 및 관련종사자(12.2%), 사무직(8.3%) 등으로 조사돼 전문성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의 79.5%는 국가 소유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자가 5.8%, 타인 소유 주택 14.1% 등이었다.

탈북민들은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남한 생활에는 67.6%가 만족하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47.4%),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서'(42.3%) 등의 답변이 많았고, 불만족하다(3.4%)는 답변을 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54.7%), '각종 편견 및 차별 때문에'(41.9%) 라고 꼽았다.

또 지난 1년간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5.3%로 나타났다.
 

[사진= 남북하나재단 제공]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이유로는 말투 등 문화적 소통방식이 달라서가  68.6%나 차지했다. 또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42.6%로 꼽았다.

◆ 탈북민 20.9%, 죽고싶다 생각해 봐

탈북민 1785명을 대상으로 보건, 가족 등에 대해 별도의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20.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국민의 6.8%에 비해 크게 높은 비율이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30.7%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정신적 질환, 장애가 18.2%, 외로움·고독이 17.1% 등 이었다. 

탈북민들은 결혼과 재혼에 있어서 일반 국민보다 더 개방적인 특성을 보였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68.4%로 일반 국민의 46.6%보다 18.2%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 '사별 또는 이혼 후 재혼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도 33.5%로, 일반 국민 16.5%보다 높았다.

또 결혼 후 가사분담에 대해서도 탈북민은 61.8%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해 일반국민(47.5%)보다 전향적이었다.

이 밖에 탈북민의 69.5%는 가족과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해 남한 전체(55.2%)보다 만족한다는 비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