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정폭력 '손찌검' 여성에게 많아…'맞는게 내탓' 인식전환도 시급

2015-02-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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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 지난해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가정폭력의 피해를 본 대다수가 자신의 책임으로 귀인된 것으로 여겨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폭력 피해자 중에는 여성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현혜순)은 4일 지난해 제주도 여성·가족실태조사연구를 통해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12월까지 6개월간 도내 만 19세 이상 남녀 제주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가정폭력 관련 종사자 및 피해 경험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가정폭력의 원인을 폭력에 대한 태도, 관계적 원인, 경제적 원인, 피해자 원인 등으로 나누었을 때 전체 조사대상자의 75.7%(2269명)가 피해자의 탓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경험을 조사한 결과 전체 피해건수는 308건(10.3%)으로 여성피해자 비율(66.9%)이 남성비율(33.1%)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아버지로부터 폭행경험이 35.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배우자로부터 폭행 경험 24.7%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피해자들은 배우자 33.5%에게서 가장 많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피해자들은 아버지 53.9%에게서 가정폭력피해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피해연령을 살펴 본 결과 아동기 7~13세때 최초피해를 경험한 응답자가 53.0%로 가장 많았는데, 심지어 유아기 1~6세때에 가정폭력피해를 당한 경험자도 6.5%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20~64세 성인이 된 후가 27.9%, 청소년기 14-19세 11.0%, 노년기 65세 이상 때도 1.6%가 폭력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유배우자 158명 중 지난 1년간 부부폭력을 경험한 유배우자는 56.3%로 나타났다. 여성피해자 68.5%가 남성피해자 31.5%보다 두 배 이상 많았으며, 이들이 경험한 폭력유형은 신체적 폭력 29.4%, 정서적 폭력 50.2%, 성적 폭력 8.5%, 경제적 폭력 11.9%로 나타났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장애인 92명 중 가정폭력피해 장애인은 13.1%로 이들의 83.3%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애인들은 아버지 50.0%와 배우자 41.7%에게서 가장 많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가정폭력 피해당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폭력 당시 ‘그냥 맞으면서 참음’ 56.0%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 55.5%보다 ‘그냥 맞으면서 참음’ 66.7%이 더 높았다.

가정폭력 피해의 영향으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53.0%가 신체적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특히 가정폭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피해경험자의 49.1%가 가해자 대한 분노 감정, 불안과 우울,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무력감,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의 상실감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정폭력을 당한 후에도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신고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가 2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집안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23.6%로 나타났다. 특히 ‘집안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라는 응답의 경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 관련법과 공공서비스 인식률이 낮게 나타났다.

가정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관련법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5.8%가 가정폭력 관련법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관련 기관 및 공공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경찰96.9%, 가정폭력피해자상담소 58.9%, 여성긴급전화 44.6%는 잘 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여성폭력원스탑 지원센터 22.8%, 가정폭력예방교육 28.2% 등 다른 관련 기관에 대한 인지도는 30%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가정폭력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요조사에서는 ‘부부간 의사소통 개선을 위한 가족 치료 프로그램 제공’이 31.0%, ‘폭력 허용적인 사회 문화의 개선’ 30.2%,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자립지원 제공’ 11.2% 순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의 예방을 위해서는 ‘관련법제도의 처벌강화’ 36.6%, ‘직장 및 학교에서 가정폭력 예방교육 확대’ 35.3%, ‘유교적 가부장제 문화 개선’ 12.1%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혜순 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도출된 결과가 향후 제주지역의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안전한 제주사회실현을 위한 정책개선에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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