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골프투어에 ‘중국風’이 불까.
펑샨샨(중국)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세계적 선수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미국 남녀 프로골프투어에 이렇다할 중국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징조가 보인다.
리하오통(20)은 중국의 2세대 남자골퍼다. 리하오통은 지난해 PGA투어차이나에서 상금랭킹 1위를 기록해 올시즌 미국PGA 2부(웹닷컴)투어에 진출했다. 중국선수로는 최초의 웹닷컴투어 멤버다.
그러나 긴장했는지, 그는 2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6개를 쏟아내며 밀려났다. 4라운드합계 3언더파 277타(67·69·65·76)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그는 중국선수로는 최초로 웹닷컴투어 챔피언이 되는데는 실패했으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 중국 남자골퍼가 미국PGA투어는 물론 웹닷컴투어에서조차 우승한 적이 없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3라운드 직후 “오는 8월 만 20세가 되는 리하오통은 베테랑 선수처럼 침착하게 플레이했다”고 적었다.
미국PGA투어는 지난해 중국·캐나다·라틴아메리카에서 지역별 PGA투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각 지역 투어에서 상위권에 들면 이듬해 웹닷컴투어 시드를 준다. 지난해 PGA투어차이나에서는 시즌 상금랭킹 ‘톱5’에 든 선수들에게 투어카드가 부여됐다. 리하오통은 12개 대회에 나가 3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로 올시즌 웹닷컴투어 시드를 받았다. 또다른 중국선수 장신준은 2위로, 한국계 토드백은 5위로 올해 웹닷컴투어에서 뛴다.
‘상하이 출신인 리하오통은 현재 웹닷컴투어 전체 멤버 가운데 둘째로 세계랭킹이 높다. 그레그 찰머스(호주)가 174위이고, 리하오통이 185위다. 리하오통은 또 량웬총(192위)을 제치고 중국 남자골퍼로는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가 중국선수중 최고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한편 1일 끝난 미국LPGA투어 시즌 개막전 ‘코츠 골프챔피언십’에서도 중국 여자골퍼들이 선전했다. 올해 투어에 데뷔한 신디펑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21위, 역시 신인인 얀징이 66위를 차지했다. 투어 2년차 린시위와 ‘신인’ 펑스민은 커트탈락했다. 세계랭킹 4위 펑샨샨이 불참했는데도 네 명 가운데 두 명이 커트를 통과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특히 신디펑(19)은 대회 3라운드에서 66타를 쳐 가능성을 엿보였다. 올해 대회 18홀 최소타수는 65타다.
신디펑과 펑스민은 어렸을 적에 미국으로 가 세계적 교습가 데이비드 레드베터한테서 골프를 배우고 있다. 같은 신인인 장하나(비씨카드)나 김세영(미래에셋)보다 언어나 문화적응 면에서는 낫다고 할 수 있다.
‘차이나 파워’가 올해 미국PGA투어와 미국LPGA투어에서도 서서히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