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대폭 하락했다. 2014년 4분기(10~12월)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인기가 집중한 주식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햄버거전문점 ‘셰이크 색(Shake Shack)’이다.
맨해튼에 위치한 ‘셰이크 색’은 비가 내리는 날에도 긴 행렬이 이어지는 인기 햄버거 전문점으로, 햄버거 대국 미국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셰이크 색’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배 증가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매장 앞과 똑같은 행렬이 생겼다. 셰이크 색은 첫 날 거래에서 공모가격인 주당 21달러보다 118% 폭등한 45달러 90센트에서 거래를 마감해 시가총액이 16억 3천만 달러(약 1조 7000억원)를 기록했다.
‘셰이크 색’의 인기를 단순히 미국인의 햄버거 사랑쯤으로 여긴다면 뉴욕증시 흐름을 잘못 읽을 수 있다. 미국 투자업체 르네상스 캐피탈은 “최근 투자자들은 외식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의 다덴 레스토랑(Darden Restaurants)은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26일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그러나 같은 시기 이들 레스토랑과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국제유가다. 하락기조가 극명하게 나타난 지난해 6월말 이후 최근까지 약 5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덴 레스토랑의 증시는 30% 상승했다. 다른 외식업체도 대부분 30~50% 상승해 국제유가와 상반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통계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4분기(10~12월) 실질 GDP는 연율 환산으로 전 분기 대비 2.6% 증가에 그쳤으나, 개인소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개인소비지출 성장률이 4.3%로 나타나면서 전 분기 3.2%보다 상승한 것이다.
FTN 파이낸셜은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대국인 미국에선 원유가격 동향은 휘발유 가격을 통해 개인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외식업체 관련주의 상승 기조는 소비지출이 부유층 뿐 아니라 일반 서민에게도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