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짝퉁' 판매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 알리바바의 29일(현지시간) 주가(뉴욕증시)가 4분기 실적악화 소식과 함께 9% 폭락했다. 이틀 연속 주가 급락으로 알리바바 시총 300억 달러(약 33조원) 이상이 순식간에 증발됐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전날 공개한 4분기(회계년도 3분기 9~12월) 실적이 시장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8.78% 폭락, 90달러선 마저 붕괴됐다. 이날 거래 마감가는 89.81달러로 장중 한때 하락폭이 10%를 넘어서 거래가가 상장 후 최저치인 87.9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승승장구' 하던 알리바바가 잇단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이 알리바바의 C2C(소비자간거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짝퉁 제품 판매율이 60% 이상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으면서 28일 주가도 4.3% 급락, 하룻새 시총 110억 달러(약 12조원)가 사라졌다.
알리바바가 "잘못된 방식으로 집계된 편파적 통계"라며 공상총국에 항의할 뜻을 공개했지만 공상총국은 이날 오히려 '알리바바 행정지도 현황보고'를 공개, 상장전 뇌물수수 등 위법행위로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여기다 실적 부진에 시달린 야후가 400억 달러 상당의 알리바바 주식 3억8400만주를 독립 투자법인 스핀코에 넘길 계획을 공개한 것도 악재가 됐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연관된 것이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앞서 장 전 주석의 손자와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 아들이 알리바바 상장 후로 상당한 '부(富)'를 챙겼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그 근거로 언급됐다.
알리바바가 휘청하는 사이에 중국 관영매체 등 언론은 중국 최대부호의 자리도 알리바바 마윈 회장에서 하너지박막발전그룹(漢能薄膜發電 00566.HK, 이하 하너지)의 리허쥔(李河君) 회장으로 넘어갔다고 28일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주가가 300% 이상 오른 하너지 리 회장의 자산은 2000억 위안(약 35조원)으로, 마윈의 자산은 약 1300억 위안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