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최경환 부총리가 28~29일 한중 경제장관회의 기간에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방문하면서 향후 관련 정책과 시장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레노버, 화웨이, 샤오밍 등 올해 세계가 주목할 중국 10대 그룹에 포진한 IT 기업을 제치고 최 부총리가 알리바바를 선택한 배경이 우리나라 경제 정책 방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해외직접구매(해외직구)가 늘고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가 금융업계 전반의 이슈로 부각된 것도 최 부총리가 알리바바를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그만큼 최 부총리의 이번 알리바바 방문은 전자무역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9일 7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5조원을 들여 혁신형 기업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IT를 중심으로 한 혁신기업을 육성해 콘텐츠 강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는 금융과 IT를 접목한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중심의 ‘인터넷은행’을 화두로 꺼냈다. 인터넷은행은 당장 내년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이 설립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 부총리의 경제 구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자무역 시대를 대비한 방안을 조만간 실천에 옮길 모양새다. 해외직구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액티브엑스(Active-X)와 같은 낡은 규제에 안주한 결과 국내소비자 해외직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해외소비자 국내 역직구는 걸음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4조8090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125.8% 증가했다. 전체 온라인쇼핑거래액 역시 같은 기간 38조4980억원에서 17.5% 늘어난 45조24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해외직구가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쇼핑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국민의 온라인쇼핑 거래 10건 중 3건 이상이 휴대전화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가 알리바바를 방문하면서 4대 개혁에 포함된 금융 개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와 인터넷은행이 금융개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오는 3월 핀테크를 포함한 ‘IT·금융 융합지원 방안’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지난 27일 앞당겨 내놨다. 이에 따라 벤처·IT 업계에서 전자금융업에 진출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국형 알리바바’ 육성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르면 올해 안에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태스크포스 논의결과를 통해 6월 중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연내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인터넷은행과 금산분리 원칙 조화방안, 자본금 요건이나 업무범위 조정 등 기존 은행과 차등화 여부 등은 향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는 금융시장 지도를 바꿀만한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최소자본금 요건은 전자화폐발행업종의 경우 50억원, 전자자금이체업종은 30억원, 선·직불 업종 20억원,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10억원, 전자고지결제 업종 5억원, 결제대금예치 업종 10억원 등으로 정해져 있다.
정부는 이를 중장기적으로 50% 이상 대폭 완화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또 7개의 업종 구분을 3~4개 업종으로 재정비하고 전자화폐발행업과 선불업, PG와 대금결제예치업종 등을 묶는 방식으로의 업종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조달도 이뤄진다. 산은, 기은은 올해 각각 1000억원씩을 핀테크 기업에 대출 또는 직접투자하기로 했다. 신보와 기보는 보증지원을 제공한다.
핀테크 창업 기업을 위해 인·허가, 유권해석 등 행정·법률 상담과 금융사 연계 등을 돕는 핀테크 지원센터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지원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