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독점 규제 칼날이 이제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를 향하고 있다. 특히 텐센트의 1200억 달러(약 136조원) 규모 핀테크 사업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각)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텐센트 산하 모바일메신저 위챗의 이용자 데이터 수집 행위부터 수백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까지 모두 면밀히 조사하며 텐센트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텐센트의 신 성장동력 중 하나인 핀테크 사업부가 당국의 주요 조사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알리바바 그룹 금융회사인 앤트그룹에 금융지주회사로 재편하라고 전면적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텐센트에도 동일한 규제 잣대를 들이댈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텐센트 산하 인터넷은행인 '위뱅크(웨이상은행)' 등 핀테크 사업 가치는 1050억~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 기준 텐센트 핀테크 사업 부문은 약 840억 위안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앤트그룹 매출의 약 70% 수준이다.
하지만 텐센트 핀테크 사업 구조조정은 앤트그룹보다 더 복잡하고 까다로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앤트그룹이 알리바바 그룹 전체 금융·핀테크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것과 달리, 텐센트 금융 서비스는 서로 다른 사업 부문에 걸쳐 분산돼 있다. 게다가 온라인쇼핑, 게임, 재테크, 게임, 택시호출, 음식배달 등 텐센트가 운영하는 서비스 이용자 대다수가 텐센트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통해 유입되는 등 긴밀히 얽혀있는 것도 문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말 마윈(馬雲)의 알리바바 그룹을 시작으로 중국 대형 인터넷기업에 대한 유례없는 반독점 규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초 앤트그룹 기업공개(IPO)가 불발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알리바바가 당국의 반독점 규제 타깃이 된 이후 줄곧 시장에서는 텐센트가 그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았다. 반독점 조사가 텐센트 산하 다양한 사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우려도 커졌다. 실제 반독점 규제 우려 속 텐센트 주가는 지난 1월 최고점을 찍은 후 약 20% 빠졌다. 시가총액은 무려 1700억 달러가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마화텅 텐센트 창업주가 최근 반독점 규정 준수 문제로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총국) 관료들을 면담했다는 보도도 로이터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번 면담은 텐센트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는 텐센트가 반독점 조사의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텐센트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당국으로부터 인수합병 방면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10월엔 당국이 직접 텐센트 주도로 이뤄진 중국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虎牙)와 동영상 서비스앱 더우위(斗魚) 합병안 등도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텐센트는 24일 장 마감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글로벌 금융데이터업체 리피니티브는 텐센트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이 42%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