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오는 2022년까지 발전소 내 대형 금속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는 균열 등 결함이 발견돼 교체되거나 교체 예정인 한빛 3·4호기의 원자로 헤드와 증기발생기를 보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영광 주민들과 환경단체로 결성된 '한빛원전대책위원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수원 본사 앞에서 '한빛 3호기 원자로 헤드 교체 중지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한빛원전은 지난 6일부터 3호기 원자로 헤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7월에는 한빛 4호기 원자로 헤드도 교체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는 부실 자재를 사용해 만들어져 안전성 논란을 빚은 한빛 3·4호기의 증기발생기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교체되는 원자로 헤드는 한빛본부 내 공작실에 임시 보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대형 방사성 폐기물인 헤드는 원전 핵심시설로 직경 5m, 높이 4m, 중량 90t에 이른다. 기존 대형폐기물은 제염작업을 거쳐 적정크기로 절단해 보관해 왔지만 이번에 교체될 원자로 헤드는 방사능 오염도가 높아 절단 작업을 못하기 때문에 실물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방사능 유출 등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원자로 헤드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되는데도, 대형화인 탓에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가 아닌 발전소 내 임시 시설에 보관된다.
또한 한빛원전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난 1986년 이후 30년 동안 쌓인 작업용 장갑과 작업봉 등 저준위 폐기물이 2만2700여 드럼으로 저장 공간이 4% 정도인 600드럼 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이대로라면 올해 안에 100%를 채우게 된다.
한빛원전의 이 같은 움직임에 주민들은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상경집회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원자로 헤드, 증기발생기 등 대형 핵폐기물 처리 계획을 미리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고서 설비를 수리하는 장소로 건축 승인을 받은 정비·공작실에 핵폐기물을 보관하려 한다"며 "준비 없는 설비 교체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중저준위 핵폐기물 보관 장소가 포화됐는데도 주민들에겐 제대로 된 설명이나 대책도 없이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를 통해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이해할만한 방사성 폐기물 보관·이송 대책을 밝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