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디트로이트·미국) 박재홍 기자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 GM 본사 건물에서 차로 약 30여분 떨어진 스털링 하이츠에는 GM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캐딜락과 쉐보레, 뷰익 등 GM에서 100여년 동안 출시했던 실제 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는 GM 헤리티지 센터다.
2인승 쿠페 모델로 가시가오리(stingray)를 닮아 콜벳 스팅레이로 불린다. 66년식 콜벳 스팅레이를 지나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축구장 보다 더 큰 (8만1000㎡)크기의 실내 공간에 160여대의 클래식 차종들이 전시돼 있었다.
센터내에서 방문객들에게 설명을 담당하고 있는 제임스 베코(James vehko) GM 헤리티지센터 코디네이터는 과거 60~70년대 미국 영화에서나 봤던 실제 차종들 앞에서 뒷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냈다.
1969년, 1961년, 1963년식 콜벳 모델 앞에 선 그는 각각의 자동차를 가리키며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코디네이터의 설명에 따르면 상어 모양의 콜벳을 만들 당시 자동차의 색깔도 실제 상어와 똑같이 칠하고 싶었던 당시 디자인 총괄임원 빌 미첼은 실제로 바다에서 잡아 온 상어를 한 쪽 벽에 걸어 놓고 똑같은 색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무리 칠해도 실제 상어 색깔이 나오지 않았던 페이트팀이 결국 실제 상어에 같은 페인트를 칠해 빌 미첼의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옆에 전시된 1951년식 LE SABRE(르 세이버) 콘셉트카는 할리 얼이라는 디자이너가 이 곳에 전시된 자동차를 끌고 나가 가끔씩 실제로 운전을 하기도 했다고 코디네이터는 전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탔다는 모델 1959년 붉은색 캐딜락 엘도라도도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가 나오기 시작한 1900년대 초기의 자동차들도 전시장 한 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1912년 최초로 전자식 시동과 반사판을 이용한 전자식 헤드램프의 캐딜락 모델은 시동을 걸기 위해 손으로 직접 패달을 돌려야 했으며,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철판 지붕도 예전에는 기술이 없어 천 재질로 쓸 수 밖에 없었다고 코디네이터는 설명했다.
현재 최신 자동차 기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도 1960년대 버전으로 볼 수 있었다.
1996년 시험용으로 개발된 '일렉트로밴'은 시판되진 않았으나 수소연료를 사용해 구동하는 자동차 였으며, 콜벳을 순수전기차로 개조했던 자동차도 전시돼 있었다.
각각은 모델을 설명할 때마다 코디네이터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각 모델마다 가진 에피소드와 후일담이 GM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듯 했다.
베코 코디네이터는 "GM헤리티지 센터에는 총 500여 종의 GM 과거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방문객들의 성격이나 시기에 따라 전시 차종을 바꾸어가며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의 역사가 30년인 점을 감안하면 100살 가까이 된 모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GM은 헤리티지 센터에 기록보관소인 아카이브(Archive)를 마련해 양한 브로셔와 팸플릿 중에는 GM의 행사나 구인 정보가 담긴 기록물 등을 보관하고 있다.
GM 관계자는 "이 곳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GM관련 조직이 특별한 용도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며 "식, 비공식, 자선행사 등에 관계없이 치러지며, 이따금씩 회사의 연휴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