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임기를 마치는 오는 3월을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사장은 21일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신차 '티볼리' 시승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3월 임기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처음 선보이는 신차"라며 "티볼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이 시점이야말로 대표라는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기 적절한 때"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SUV를 중심으로 한 코란도 시리즈를 앞세워 쌍용차의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는 특히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6만9036대를 판매, 전년 대비 7% 증가해 지난 2005년 7만3543대 이후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시장의 부진으로 수출은 전년 대비 11.8%가 감소한 7만2011대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마힌드라(쌍용차 대주주)의 정년이 65세인데 내 나이가 올해 72"라며 "쌍용차도 더 젊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로서는 이제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중대한 시기라 좀 더 젊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인물이 와서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어 지난 13일 신차 티볼리 출시행사에 맞춰 방한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도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새로 올 후임 사장과 관련한 질문에 "아마 인도에서 오는 일을 없을 것"이라며 "(후임 사장은)한국인으로 임명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출시와 함께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신차 티볼리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 놓은 이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본인의 나이가 적지 않고, 티볼리와 함께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젊은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이날 "마힌드라 회장이 연임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그만두겠다는)생각을 확실하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미 진출과 엠블럼 및 회사명 변경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본인보다는 젊은 인사가 주도해 이끌어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그러나 쌍용차 사장직에서 물러나도 회사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만큼 향후 북미 시장 진출 등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 재직 시절 북미법인 사장 및 해외법인 사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노하우를 쌓았다.
이 사장은 "북미 시장 진출은 현지 컨설팅 업체와 시장조사를 거의 마친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북미 시장 진출이 곧바로 이뤄지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