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펀치’에서는 여론을 등에 업은 이태준이 대권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모습을 그린 가운데, 이를 막아서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이는 박정환의 고군분투가 긴박감 넘치게 펼쳐졌다.
세진자동차비리와 병역비리 수사로 국민영웅으로 추앙 받게 된 이태준이 다음 목표로 삼은 건 다름 아닌 대권 도전. 권력의 정점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갖게 된 이태준은 폭주하는 기관차마냥 사납게 돌진했고, 그 곁을 지킨 20년 오른팔 조강재의 탄탄대로도 계속되는 듯 싶었다.
이를 막아선 것은 남은 삶이 겨우 한 달여뿐인 검사 박정환이었다. 자신의 삶을 이대로 마감할 수 없다고 결심한 정환은 이태준을 처벌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고, 그 첫 번째 목표로 이태준의 수족부터 자르기 시작했다. 기업으로부터 매달 스폰을 받은 혐의로 이태준의 20년 오른팔 조강재를 체포한 것. 이때부터 이태준과 조강재 사이는 빠르게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른팔이 잘렸다고 주저앉을 이태준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노회한 권력자 이태준은 앞으로 더욱 전진하기 위해 센 상대를 고르기 시작했고, 그 타깃으로 권력의 실세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했다. 자식의 교수 임용을 문제 삼아 비서실장을 끌어내리고, 이 사태를 검찰 대 정권의 싸움으로 몰아가 조강재 사건으로 입지가 좁아진 자신의 위치를 다시 도약시키려는 게 이태준의 계산인 셈. 이에 맞서기 위해 박정환이 또 한 번 칼을 빼들었다.
검찰 대 정권의 싸움에서 검사 박정환이 손을 든 건 정권의 편. 조강재의 부재로 반부패부를 장악하게 된 정환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원하는 데 검사들을 사용하며 항명으로 검찰총장 이태준에 맞섰다. 여기에는 법무부장관의 힘까지 보태지며 그야말로 이태준 대 박정환·윤지숙 라인이 새롭게 형성되며 전면전을 앞두게 됐다. 지는 싸움은 하지 않았던 두 세력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후반전에 진입한 ‘펀치’의 흥미진진한 전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