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뒤숭숭한 세상 탓일까. 3년만에 전시하는 조각가 천성명이 '부조리한 덩어리'로 명명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지난 2012년 전시때 사람의 팔 다리를 해체하고 분리해 기묘한 충격을 줬던 그는 이번에는 신체 일부를 선전(宣傳)의 도구를 띤 기념비 형상으로 변신시켜 생경함을 선사한다.
19일부터 문화예술 나눔공간 경기 과천 스페이스K-과천에서 인체를 해체해 대형 기념비같은 설치작업 10점을 전시한다.
익명의 인물로 연극적인 무대로 전시를 연출했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의 전통적 요소를 과감히 뒤집었다. 입체감을 최소화해 마치 회화처럼 보인다. 목재 패널로 구현되어 각 이미지가 내포한 최소한의 의미마저 평면화시켰다. 신체 덩어리들은 마치 종잇장을 재단한 듯 주변 공간과 분리되어 부자연스러움이 극에 달한다.
천성명의 '‘덩어리들’은 공통의 가치나 도덕 기준이 없는 혼란스러운 사회 상태를 묘사한다. 연속된 모순의 관계와 파편화된 덩어리들을 통해 그가 말하는 ‘부조리’는 규범이 불충분한 현실에서 또 다시 수많은 가치를 수용해야 하는 낯선 상황과 경험에 대한 괴리감의 표현이다. 전시는 2월27일까지. 02 3677 3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