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주 막판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에 따른 조정장으로 3200선까지의 하락이 예상됐던 중국 증시가 예상과 달리 폭락하며 7년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3300, 3200선이 순식간에 무너짐은 물론 장중 한때 3100선까지 붕괴되며 시장 긴장감을 높였다. 중국 당국의 '신용거래 단속'이라는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악재)'에 중국 증시 전체가 출렁거리는 모양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거래일인 16일 대비 무려 260.14포인트(7.70%) 폭락한 3116.35로 장을 마감했다. 거의 8%에 육박한 하락폭은 7년래 최대 수준으로 증시 전체에 충격을 줬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 증시 강세장을 견인했던 증권주와 은행 및 보험주가 이날 모두 폭락하며 전종목 하한가를 기록해 전체 급락을 주도했다. 이 외에 철강, 전력, 석탄 등 인프라 관련 종목 주가도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예상치못했던 중국 증시 폭락을 초래한 '폭탄'은 중국 당국의 각 증권사 신용거래 단속이었다.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는 지난 16일 1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투자자에게 대출금을 제공,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신용거래 단속 및 처벌에 나섰다.
증감회는 최장 6개월로 규정한 신용거래기한, 자산 50만 위안 이상 등 신용거래 제공 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중신증권, 해통증권, 국태군안증권 등 3곳에 3개월 간 신용거래 신규계좌 개설 중단을 선고했다. 초상증권, 광둥발전증권, 안신증권, 민생증권 등 9개 증권사도 신용거래 위반 혐의로 시정 조치가 내려졌다. 당국이 신용거래 철퇴를 꺼내든 것은 지난 12개월간 상하이종합지수가 60% 이상 급등하면서 시장과열을 우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주 외에 신용거래 주요 투자처로 알려진 금융 및 제조업 관련 종목 주가도 폭락했다. 은행주와 보험주 전 종목의 주가가 10%가량 폭락하며 하한가를 쳤으며 중국 대표 국영석유기업 시노펙(600028.SH)와 페트로차이나(601857.SH) 도 하락폭이 9.96%, 9.21%에 달했다.
철도 및 인프라 관련 특징주, 전력주도 폭락세에 동참했다. 중국철건(601186.SH) 중국중철(601390.SH) 중철이국(600528.SH) 중국북차(601299.SH), 후강퉁 최대 수혜주로 유명세를 탔던 대진철로(601006.SH) 등 다섯개 철도주가 하한가를 쳤다. 전력주로는 화전국제(600027.SH) 대당발전(601991.SH) 경능전력(600578.SH) 등이 모두 10% 전후의 하락폭을 보였다.
중국 증시 폭락의 파도속에서 살아남은 종목은 문화미디어 특징주였다. 성광지분(002400.SZ)이 3.82%, 등신지분(300392.SZ)이 7.69%씩 급등했다. 러스왕(300104.SZ)과 신문화(300336.SZ) 등도 각각 3.62%, 1.43% 주가가 상승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최근 400억 위안(약 7조원) 규모의 신흥산업 발전촉진 기금 조성을 선언한데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