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중국의 박쥐(BAT)로 불리는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텐센트(騰訊) 등이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 IT 시장의 독과점이 초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일보망(中國日報網)은 16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보도를 인용해 BAT 등 인터넷기업 및 몸값 450억 달러의 스마트폰제조업체 샤오미(小米) 등 일부 기업이 중국 IT 시장을 독식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 안착, 뉴욕 증권거래소 역대 최고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글로벌 시장의 '스타'기업으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세계 최대 중문 포털업체 바이두, 게임업체에서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거대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 중국 시장을 넘어 인도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샤오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화웨이(華爲), 세계 최대 PC 업체이자 최근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 스마트폰 시장 점령에 나선 레노버(聯想) 등 중국 IT 기업들은 기술력 및 시장을 재빨리 확보하며 '거물급' 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하지만 '눈부신 성장세'로 인한 그림자도 짙다. 경쟁이 불가능한 거대 기업의 등장으로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든 것이다. FT는 중국 IT 시장이 독과점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총 가치가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국 IT 시장에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비중이 무려 80%에 육박한다. 중국 기업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IT 업계의 인수합병 중 90%의 주체가 바로 BAT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공룡급' 기업으로 도약하면서 오히려 시장은 좁아진 형국이 된 것이다. 심지어 이들 중국 3대 IT 기업은 최근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올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3자 경쟁구도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각자만의 주력 사업이었던 전자상거래, 게임, 포털 등에서 3사의 경쟁이 격화됐음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금융 시장에서도 3사의 삼각 경쟁구도가 그려졌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즈푸바오)를, 텐센트는 텐페이(차이푸퉁)를 내놓으며 온라인 지급결제시장에 뛰어들었다. 바이두도 바이두월렛을 출시했다. 텐센트가 설립한 중국 최초 인터넷 은행 웨이중은행(微衆銀行·영문명 위뱅크)도 19일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 외에 최근 택시앱 시장에서도 BAT의 전쟁이 시작됐다. 바이두는 최근 거센 논란과 함께 핫이슈로 떠오른 미국 택시 서비스업체 '우버'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텐센트는 '디디다처’(滴滴打車), 알리바바는 '콰이디다처’(快的打車)를 내세워 시장 파이 점령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