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LPGA 투어카드를 받은 중국선수는 다섯 명이다.
신디 펑은 마오쩌둥의 고향으로 유명한 중국 후난성의 창더에서 1996년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딸을 골프선수로 키우기로 맘먹고 네 살때 클럽을 쥐어주었다. 신디 펑이 다섯 살이던 2001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중국을 방문했다. 우즈는 중국의 유망 선수들과 함께 원포인트 라운드를 했다. 신디 펑도 우즈와 함께 두 홀을 플레이했는데, 지금도 그는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신디 펑이 골프선수가 된 데는 아버지와 우즈가 있었던 것이다.
신디 펑의 아버지는 딸을 선수로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딸이 아홉 살이던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이주했다. 아버지가 딸을 데리고 간 곳은 ‘데이비드 레드베터 골프아카데미’였다. 신디 펑은 그 때부터 중국인의 티를 벗고, 레드베터의 많은 제자 중 한 사람이 되어 기량을 닦았다.
신디 펑은 아마추어 때 2010롤렉스 챔피언스 토너먼트를 비롯해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대회에서 10승을 거뒀다. 예사롭지 않은 성적이다. 13세 때인 2009년 US여자오픈에 나갔는데, 신디 펑은 그해 출전한 156명 가운데 최연소였다. 신디 펑에게는 이처럼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13년에는 세계 아마추어골프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지닌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해 2위를 차지했다. 신디 펑은 그 해 말 미LPGA투어 Q스쿨에 응시했고, 지난해 시메트라투어에서 최연소 선수로 활약했다. 투어 홈페이지에서는 그를 ‘나이는 18세로 최연소였지만 골프 기량과 멘탈리티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숙했다’고 적었다.
프로데뷔 첫 해인 2014년은 신디 펑의 존재를 각인시킨 해였다. 그는 초반부터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시즌 둘째 대회에서 공동 2위, 셋째 대회인 내추럴 채리티클래식에서 우승, 넷째 대회에서 공동 5위, 다섯째 대회에서 2위, 여섯째 대회에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5개 대회에서 모두 ‘톱5’에 든 것이다.
신디 펑은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에 예선을 거쳐 출전, 공동 13위를 하며 7만7640달러(약 8400만원)의 ‘거금’을 받았다. 당시 리디아 고, 줄리 잉스터, 폴라 크리머, 최운정, 브리타니 린시컴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그보다 아래 순위였다.
신디 펑은 지난해 2부투어(총 20개 대회) 12개 대회에 나갔을 뿐인데도 여섯 차례나 ‘톱10’에 들었다. 그는 미LPGA 투어카드가 주어지는 ‘볼빅 레이스 포 더 카드’ 랭킹 7위를 기록하며 당당히 올시즌 정규투어에 진입했다.
신디 펑은 올해 미LPGA투어에 같이 데뷔하는 호주교포 이민지(하나금융그룹)와 동갑이고, 김효주(롯데)보다는 한 살 어리다. 신디 펑이 유례없는 경쟁이 예상되는 올해 투어 신인왕 경쟁에서 변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