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자골프의 계보를 따지자면 장 리안웨이와 량웬총을 맨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두 선수는 길지 않은 중국 골프사에서 남자골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선수는 아시안투어에서 우승하고 상금왕까지 하면서 세계 골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두 선수는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초청받아 오거스타내셔널GC를 밟기도 했으나 3,4라운드에 진출한 적이 없다.
중국 골퍼로서 마스터스에서 처음 커트를 통과한 선수가 ‘소년 골퍼’ 관톈랑이었다면,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우승 테이프를 끊은 선수는 우아슌(29·吳阿順)이다.
23세 때이던 2008년 프로가 됐고, 그 이듬해 JGTO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 응시해 7위의 성적으로 일본 투어에 진출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한 골프였음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Q스쿨에 합격한데 따른 자만심 탓이었던 것일까. 2010년 그는 JGTO에서 하위권으로 밀려나며 시드를 잃고 말았다.
2011년 그는 와신상담했고, 다시 Q스쿨에 응시한 끝에 2012년에 두번째로 JGTO 시드를 받았다. 9월 열린 도신골프토너먼트. 일본에서도 잘 나가던 이케다 유타와 공동 1위로 연장전에 들어가 네 번째 홀 접전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중국 남자골퍼가 JGTO에서 첫 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그의 대선배 장 리안웨, 그보다 먼저 JGTO에 진출한 량웬총도 하지 못한 일을 이룬 것이다.
지난해에도 우아슌은 또한번 이름을 각인했다. 11월 열린 헤이와·PGM챔피언십에서 김형성을 1타차로 제치고 JGTO 2승째를 올렸다. 중국 남자 골퍼가 JGTO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그의 2승이 전부다. 중국 여자선수들은 JLPGA투어에서 열 차례(펑샨샨 5승, 장 나 4승, 예리윙 1승) 우승했으니, 늦은 감이 있었다.
183cm 85㎏의 체격인 그는 드라이버샷을 잘 구사한다. JGTO 18홀 최소타수는 62타다. 올해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으나 현재 투어 상금랭킹 46위로 내년 시드를 받는데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세계랭킹은 188위다.
골프에서는 ‘우승 맛’을 본 사람이 챔피언이 되기 쉬운 법이다. 유일하게 JGTO에서 우승하고, 한 대회에서 잇따라 10언더파·9언더파를 기록할 정도의 몰아치기 능력을 보유한 우아슌을 빼놓고 중국 남자골프를 얘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