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16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주 기자와 김 대표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주 기자가 문제가 된 보도 내용을 오랜 기간 취재하면서 검증·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제기한 의혹은 진위와 별개로 그 나름의 근거를 갖추고 있으며 기사와 방송의 전체 취지를 볼 때 피고인들이 의혹 내용에 대해 허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여러 의혹을 제기했을 뿐이고, 이를 납득할지, 외면할지는 독자나 청취자 판단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보도 내용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언론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라며 "국민에게 정치적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나 의견을 제공하기 위해 이뤄지는 언론 활동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 침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설시했다.
재판부는 주 기자의 보도 내용이 법원의 판결 등 객관적 정황과 배치되는 점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언론의 의혹 제기까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주 기자가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방법에 따라 취재를 진행했다"며 "나름의 분석과 평가를 거친 언론 보도에 너무 쉽게 형사법을 적용한다면 공론장에서 토론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행위를 스스로 망설이게 해 궁극적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기자가 오래 전부터 관련 사건을 취재한 사정 등을 근거로 "선거에 임박했다고 보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이들은 2013년 10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이 항소해 2심에서 다시 주씨에게 징역 3년, 김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을 가득 메운 나꼼수 팬클럽 회원 등 100여명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쏟아냈다.
주씨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의 동생 지만씨가 5촌 조카인 박용철씨 피살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기사를 쓰고 김씨와 함께 이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또 2년 전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독일에 간 것은 맞지만 뤼브케 서독 대통령은 만나지도 못했다"고 발언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도 받았다.
2011년 박용철씨 피살사건과 관련, 경찰은 박지만씨의 5촌 조카인 박용수(사망)씨가 금전 관계 때문에 다른 사촌인 박용철씨를 살해한 뒤 자살했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