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는 가수다2'는 잊어라…온전한 국카스텐의 음악

2015-0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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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인터파크INT]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달관한 듯 여유로우면서도 씁쓸했던 이장희의 ‘한잔의 추억’이 2012년 여름 젊음의 패기를 가득 담아냈다. 밴드 국카스텐이 MBC ‘나는 가수다2’에서 리드미컬한 기타 소리와 하늘을 찌를듯한 고음으로 “마시자 마시자 마셔버리자”며 ‘한잔의 추억’을 토해냈을 때 무덤덤하던 객선은 낯선 에너지에 술렁거렸다. 마니아층에서 ‘인디 밴드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국카스텐이 대중에게 한 발짝 다가선 순간이다.

‘나는 가수다2’의 국카스텐을 기대하고 지난 12월 30일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집 발매 기념 콘서트 ‘FRAME’을 찾았는데 큰코다쳤다. 그들의 온전한 음악은 황홀했고, 지름 12cm 콤팩트디스크에 담아낼 수 없는 뿜을 듯한 열기는 온몸을 감쌌다. 귓가를 간질거리게 시작해 “온몸이 부서지게”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리는 ‘변신’, 테크니컬한 기타 연주와 하나가 된 듯 신비스러운 가성을 뽐내는 ‘스크래치’, 내지르는 비트로 피를 끓게 하는 ‘몽타주(Montage)’를 연달아 불렀다. 음악에 따라 함성을 내질렀다 숨죽였다 하는 관객은 마치 국카스텐에게 연주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능수능란함에 혀를 내둘렀는데 정작 당사자는 “2집 ‘FRAME’을 처음 라이브로 공개하는 날이라 많이 긴장했다”니 내공이 어느 정도일지 알만하다. 날름거리는 뱀의 혓바닥같이 빠르게 번갈아 귀를 자극하는 ‘뱀’이나 뿜어내는 담배 연기처럼 흐날리는 ‘깃털’까지 신곡은 모두 제 색깔을 냈지만 잘 담긴 과일 바구니처럼 이질감 없이 어우러졌다.

눈에 띄는 멤버는 당연 보컬 하현우다. 혼잣말하듯 낮게 읊조리다가 비음을 섞어 서글프게 흐느꼈다가 온몸을 울려 찌를 듯한 고음을 내는 등 놀라울 정도로 여러 소리를 냈다. 흔들림 없이 내지르는 목소리는 어떨 때에는 악기 소리처럼 들릴 정도였다. 허공을 저으며 흥에 겨워하거나, 온몸을 젖히며 기타를 뜯을 때는 물론이고, 작은 몸짓으로도 관객을 홀리는 재주를 지녔다.

“우리의 생각과 정체성대로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에요. 돈이요? 욕심 없어요. 돈 벌면 뭘 하나요. 돈 생기면 어차피 다 악기 사요. 멤버 김기범은 음악 하려고 차까지 팔았는걸요.” 돈보다 음악이 좋다니…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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