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는 지난 6일 정환이 자신에게 주어진 2개월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동생 현선(이영은)으로부터 후회 없이 잘 살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이를 담아두는 모습을 그리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환은 현선이 번듯한 집안에 시집가는 것 대신 의사면허를 박탈당하고 카센터를 운영하는 남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인생 한 번이야.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잘 살아”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오빤 후회 없이 잘 살고 있냐”는 당돌한 질문.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그럴 수 없으니 지금 한 선택에 책임을 지며 후회 없이 견뎌야 한다고 밀어붙여왔던 정환은 기습적으로 날아든 이 같은 질문에 멈춰 섰다. 남은 시간이 2개월뿐인 상황에서 비로소 정환의 귀에 들리기 시작한 물음은 “당신이 그때 실수를 인정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했던 전 부인 하경(김아중)의 말과 맞닿으며 생각할 여지를 남기게 했다.
과연 정환이 이 순간으로 돌아간 이유는 뭘까. 명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시간에 덜미가 잡혀 의미 없는 것들은 오롯이 걸러지는 때에 ‘후회 없는 삶’이라는 질문에 멈칫하는 정환의 모습은 지금이 바로 진실만이 남는 시간이기에 그 자체로 이미 확고한 회심의 시작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