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한다는 논의가 전개되면서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날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1.18달러까지 하락했으며 1.2달러라는 심리적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배경으로 유로화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의 정치 불안과 유로존 탈퇴 논의가 재연되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또 독일 매체 슈피겔이 독일정부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보도해 유로화 하락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은 현시점에서 유로존 탈퇴를 부인하고 있으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대표는 금융지원을 받은 EU에게 채무면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야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시장조사회사 센틱스(Sentix)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시점에서 2015년 중에 유로존에서 탈퇴할 국가가 나올 확률이 19.9%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9월 조사에서 나타난 7.7%보다 크게 상승했다.
2009년 말 유럽 채무위기 당시 유로존 탈퇴를 고려했던 그리스의 영향으로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인바 있으나 이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긴급한 상황에서 자금이 부족해진 유로존 국가에게 금융지원을 실시하는 유럽안정화메커니즘(ESM)이라는 안전망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남유럽 등 높은 채무를 안고 있는 국가의 재정 규율이 무너지면서 유로화 하락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2015년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도 총선이 예정돼 당분간 유럽의 정치상황은 유로화 하락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