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학생회는 5일 오전 11시 본교 정문 앞에서 연세대 우정원 기숙사 비용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정원이란 지난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100억원 상당의 건축비를 투입해 기증한 기숙사로 같은해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우정원 기부 당시 연세대 정갑영 총장은 “부영그룹 기부가 학생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며 “앞으로 2000명 수용 규모의 학생기숙사를 단계별로 신축해 학생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세대 정문인 서대문구 창천동 반경 500m 이내 다세대·연립의 지난해 월세 거래 현황(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을 보면 비슷한 면적의 월세가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40만~45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당 가격은 우정원이 3만100~3만1400원, 주변 다세대·연립이 2만3800~2만7000원 선으로 우정원이 더 비쌌다.
지난해 2학기 우정원에서 생활했다는 연세대 교육학과 4학년 김세진씨는 "연세대 무학학사나 기숙캠퍼스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예상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입주를 망설였다"며 "결국 입주를 하긴 했지만 비싼 가격에도 안전이나 편리 등 부분에서 전혀 나은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대학 내 학교 소유 부지에 지어 토지 비용이 들지 않고 기숙사 건축 비용은 부영그룹에서 부담했음을 고려하면 기숙사비 책정 과정에서 ‘비용 부풀리기’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해 연세대는 ‘비싸지 않다.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높은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 건축비를 기부한 부영그룹의 뜻을 퇴색시키고 제도적으로 기숙사비 책정 기준과 근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악용한 것이라고 총학생회는 비판했다.
송준석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비싼 기숙사비의 근거를 연세대측에 문의했지만 경영상 비밀이라며 책정근거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주거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 민자기숙사·행복(공공)기숙사 등을 통해 학생이 건축비를 부담하는 것이 관행이 돼 높은 기숙사비가 만연한 것이 원인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권지웅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2005년 이후 짓기 시작한 대학교 내 민자 기숙사비의 책정 기준도 없고 학생들의 기숙사비를 건축비에 사용한다는 정황도 의심되고 있다"며 "정부에 기숙사비 운영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경영상 비밀이라는 대학교 주장에 편승해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생회와 민달팽이유니온,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는 기자회견 후 기숙사 비용 인하를 위한 학내 활동 및 기숙사 건립 과정 및 비용에 관한 표준 모델을 제시하는 기획·연구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